2026년 6월 27일 토요일

[English] 주재원/오피스 영어, 아첨꾼

주재원 생활을 하며 현지 직원들과 문화적 이질감으로 때론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직원들이 자주 했던 말은, 한국 회사는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없다, 유치원에 다니는 기분이다 등이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본사에서는 당연했던 사내 규율들이 그곳 직원들의 눈에는 생소하게, 그것도 상당히, 보였던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 임원들이 나오면, 나는 의전을 책임져야 했다. 공항부터 회사, 간담회 자리배치, 회사 주변 식당 동선, 외부 미팅 동선, 숙소, 일정 후 다시 공항 등 일일이 챙기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익숙치 않은 모습이었나 보다. 물론 미국도 의전(protocol)이라는 문화가 있으나, 민간기업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상황은 꽤나 어색하게 보였나 보다. 

그때 가장 친했던 현지 직원은 "brown-noser"라며 비아냥 거렸다. 친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처음 그 뜻을 알았을 때 '아, 그렇게 보이는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Brown-noser. 코를 윗사람의 엉덩이에 들이밀어 똥이 묻을 정도로 아첨을 부리는 사람, 아첨꾼

일 못하는 주재원은 살아 남아도, 의전 못하는 주재원은 살아남지 못한다.

처음 미국 나왔을 때 다른 지역의 주재원 선임이 내게 했던 말이다. 그래, 의전은 정말 잘 해봐야지, 라는 생각은 무슨. 업무 성과로 증명하겠다는 생각만 강화했던, 대기업에 어울리지 않은 DNA였지만, 현지인들의 눈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었던 것이다. 

2026년 6월 26일 금요일

[English] 배심원 소환, 종종 당한다

보스턴 나간 지 2년이 되지 않은 시점, 아래와 같은 우편을 받았다.

앞면의 제목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졌다. Official Summons for Juror Service. 배심원 소환장. Summon (소환)이라는 단어는 게임이나 영화에서만 보던 그것인데, 직접 이렇게 물리적 실체로 다가오니 쫄리는 마음부터 들었다. 


왼편에 대응하는 방법 안내가 있고, 우측은 참석 재판 일정이다. 11월 사건인데 7월에 우편을 받았다. 우측 아래에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 거부 시 최대 $2,000의 벌금이 부여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역시 배심원 재판의 국가. 

언어, 문화, 경험, 모든 것이 부족했던 나는 상당한 부담과 함께 안내된 MAjury.gov에 접속했다(MA는 보스턴이 있는 Massachusetts 주의 약어다). 무엇보다 의아했던 건 난 영주권(소위 Green Card) 보유자도 아닌 비자 거주인이었다는, 그래서 자격 미달이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접속했더니 역시 자격 요건 검토를 위한 질문이 나오며, 신분을 묻는 항목에서 자격 미달로 판명이 났다. 휴. 자격은 영주권도 아니고 시민권자(citizen)에게만 주어진다.

이후에도 다른 건으로 몇 차례 더 받은 기억이 있다. 계속 비자로 거주 중이었는데, 이민국과 사법부의 정보 연동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은 듯하다.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SSN) 등록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으나, 알아보니 주로 운전면허 DB를 사용해서 무작위로 선정한다고 한다. 참고로 SSN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하지만, 전체 행정 전반에 적용되는 민번과는 달리, 세금, 연금, 고용, 사회보장의 목적으로 등록하며, 또한 민번과 달리 신분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신분은 주로 운전면허로). 나 같은 외노자도 가자마자 신청해서 부여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출생 후 바로 부여됐다. 

돌이켜보면 한번 쯤 체험해봤으면 큰 경험이었겠다 싶으나, 늘 그렇듯, 닥치면 매우 귀찮다.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English] At The End Of The Day, 하루의 끝자락에?

비즈니스 영어에서 매우 자주 쓰이는 표현 at the end of the day. 결국, 궁극적으로라는 뜻이다. 

사례를 보자. 

At the end of the day, profit matters. 

결국 이익이 중요하다

많이 들었고, 또 입에 잘 붙어 유용하게 자주 쓴 표현, at the end of the day. 

[English] 봄, 가을 체험, Berry Picking, Pumpkin Patch

다음 주에 첫째 친구네랑 김포의 농촌 체험을 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즌이면 보스턴에서도 과수원 체험이 많았다. 6월이 되면 비로소 봄이라고 느껴지는 동부에서는, 이때가 딸기철이다. 

2022년 6월, 당시 첫째 친구네와 함께 Northborough의 Tougas Family Farm에서 첫 딸기따기 체험을 했다. Strawberry picking. 늘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미루다 7년차가 되어서야 그분들 덕에 처음으로 몸을 움직였다. 


처음에 보스턴 나갔을 때 주변에서 cherry picking 가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는데, 그 당시 내 머리속에 picking이라는 단어는 나무에서 따는 것보다 땅에서 줍는 이미지가 강했나 보다. 그래서 땅에 떨어진 과실을 줍는 체험이라고 생각했었다. 땡. 요즘엔 한국에서도 XX피킹 이라고 흔히 쓰는 것 같다.

첫째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간 적도 있었다. 이건 가을 시즌이었고, 종목은 사과. 9월의 Apple Picking.



인당 12불에 사과, 동물농장, 1/4 peck bag of apples 등이 포함이다. 1 peck = 8 dry quarts ≈ 8.8 L 이라고 하니 1/4 peck은 2kg 정도로 아래 사진이 그 백이다.




그것보다 더욱 생소한 문화체험이 있다. 가을, 할로윈 시절에 하는 pumpkin patch. 이른바 호박밭 체험이다. 단어도 생소하고, 체험도 생소하다. Patch는 작은 밭이라는 뜻이다. 


코로나 시기에 찾은 Andover의 호박 농장. 수확한 호박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고, 할로윈을 위해 구매할 사람은 들고가서 계산하면 된다. 우리는 사진만 찍고 왔다.


보스턴 떠나기 일주일 전, 판매용 할로윈 호박 더미 앞의 둘째. 보스턴은 미국 마녀재판(witch trial)이 일어났던 Salem이 근교에 있어, 나름 미국 내에선 할로윈 본토 소울이 있다.   

2026년 6월 6일 토요일

[English] Pandemic English - Holding It Down!

2018년 part-time으로 시작한 MBA도 유래없던 역병의 직격탄을 맞았고, 학교는 원격(remote) 체제로 돌입했다. 참고로 재택 근무remote work 혹은 더 자주 쓰는 표현으로 work from home이라고 한다. 처음에 work at home으로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코로나 초반에 hybrid 체제로 Zoom과 대면(in-person)을 선택할 수 있었고, 대부분, 아니 교수를 제외하고는 나가는 학생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 한 수업에서 우리 동기 그룹(cohort)의 친구 한명이 교실에 등장한 것이 아닌가. 그러자 동기들이 채팅방에서 빵 터졌고, 걔중에 한 친구는 "Holding it down!"이라고 남겼다.

난 저 표현을 해석할 수 없어서 기록만 해두었고, 조심히 행동하라는 뜻인가, 나대지말고 낮춰라 정도로 유추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웬걸 전혀 다른 뜻이었다.

Holding it down! 잘 버티고 있네! 

Hold it down은 "자리를 잘 지키다, 책임을 다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역시 쉬운 조합의 어구가 가장 어렵다. 

상황에 따라서는 "Hold it down!"이 "조용히 해! 진정해!" 뜻도 있다. 

그리고 "hold down"이 소화하다라는 의미도 있다. 토하는 것을 억누르다(hold down), 즉 음식이 위장에서 올라오지 않고 머물러 있다라는 뜻이다. 

I can't hold down any food. 음식을 전혀 소화하지 못하겠어. 먹기만 하면 토해. 

2026년 6월 5일 금요일

[English] Pandemic English - I Got Vaccinated!

코로나 시리즈 이어간다(Pandemic English - The Beginning, Pandemic English - Positive, Negative). 2020년 1월 첫 발생이후 창궐해가던 바이러스에 대적하여 인간은 빠른 속도로 대응책을 마련해 갔다. 백신. 글로벌 바이오의 중심, 보스턴에 있었던 덕분에 이러한 일련의 개발 과정을 목도할 수 있었고, 혼란에 빠진 사람들 속에서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1년 후, 2021년 4월, 나에게도 첫 접종 차례가 왔다. 장소는 보스턴 시내 한 가운데 Hynes Convention Center. 두 번에 걸쳐서 맞아야 하는 화이자(Pfizer) 백신이 접종되고 있었다. 당시의 기록이다.



이 상징적인 건물이, 학회 때나 한 번씩 들렀던 이 장소가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안내문 영어를 살펴보자.

Practice social distancing by staying 6 feet apart. 2m 사회적 거리두기 지켜주세요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 동사로 practice를 쓰는 것이 쉽지 않다).

Keep your mask on at all times. 항상 마스크 착용하세요 (at all times는 전치사 at부터 복수형 times까지 완벽하게 구사하기 쉽지 않다).

Contact a staff member if you are not feeling well.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직원에게 연락하세요 (이건 잘 알려졌지만 contact 다음에 to를 쓰지 않는다, 즉 타동사다).


이렇게 군복 입은 사람들이 접종을 해줬다. 당시 군 의료 역량까지 총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접종 후에는 면역 반응 관측을 위해 15분 간 대기해야 한다. 대기(관측)장소Observation Area라고 하며 위 사진의 주황색 안내문에 적혀있다. 


안내를 따라 걸어가면 위와 같이 파란색 구획으로 15분 대기 의자가 있다. 


그렇게 얻은 첫 백신 카드. 1st Dose1차 접종이라는 뜻인데, dose가 보통 복용량으로 많이 쓰이지만 복용/투여 자체로도 쓰인다. 그리고 날짜가 04/3/21로 기재되어 있는데, 미국은 월/일/년 순이다. 유럽이 일/월/년 으로 쓰는 것과 다르다. 


그리고 받은 백신 접종 배지. I got vaccinated! 

참고로 저런 핀이 달린 배지를 미국에서는 button이라고 흔히 부르고, pin button 이라고도 한다. Badge라고 부르는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 Badge는 영국에서 더 흔히 쓴다고 한다.

3주 뒤 2nd dose도 같은 장소에서 접종했다. 

그리고 8개월 후. 

이번에는 찰스강 북편 Cambridge의 한 쇼핑몰에서 시즌 접종을 했고, 이때는 Moderna였다. 



이때쯤이면 의료진이나 맞는 사람이나 한결 엄숙이 덜한 분위기다. 

그리고 또 1년 후, 2022년 11월, 어느덧 창궐 후 만 3년이 다 되어가던 시점 내 기억으로는 마지막 샷을 맞았고, 역시 모더나였다. 

모더나는 보스턴/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바이오텍으로, 내 오피스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아는 분들도 몇 있어서 꽤나 친근한 회사였다. 한국 손님들을 맞을 때면 팬데믹 덕분에 유명세를 탄(동시에 경비가 삼엄해진) 이 회사를 보여주기 위해, 맞은 편 식당 창가에 종종 자리잡곤 했다. 관광코스.




음.

쨌든 그렇게 내 백신카드는 완성(?)됐다.


카드가 완성되는 동안 21세기의 첫 역병은 저물어 가고 있었고, 내 가족구성, 직장, 삶도 다음 챕터를 맞이해갔다.

[English] Pandemic English - Positive, Negative

I'm Down 편에서 단어의 느낌이 주는 착각에 대해 알아봤다. 
코로나 시국 때에도 이런 경험이 있었다. 아래 첫째 아이 어린이집(daycare)에서 온 메일을 보자.


제목이 "COVID Positive Cases"다. Positive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긍정이다. 이 때문에 처음 저 표현을 봤을 때 해석을 거꾸로 할 뻔 했다. Positive case양성이라는 뜻이다. 음과 달리 양은 밝은 쪽에 있지만, 감염이나 질병에서는 이 글자가 가리키는 방향이 부정적이듯, 영어에서도 평소의 쓰임새와 달리 질환에서의 positive는 반대편에 있다. 난 바이오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어의 느낌에 매몰되어 해석을 그르칠 뻔했다.

그리하여 아래는 반가운 결과지였다. 

맨 위에 떡하니 NEGATIVE! 이 단어도 이렇게 반가울 수 있다.

참고로 가장 아래 provider는 healthcare provider의 준말로 의료기관, 의료인, 주치의 등을 의미하고, 대척점에는 patient (환자)가 물론 있으나, 또 다른 대척점으로 payer, 즉, 보험사가 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을 처음 접하면 복잡한 것이 많지만, 민영 보험제도에서 provider와 payer의 단어 뜻을 알면 어느 정도 감이 온다. 의료서비스 제공자(의료기관, provider)와 비용지불자(보험사, payer)의 관계. 둘 간 썩 친하진 않다. 

2026년 6월 2일 화요일

[English] 바로 갈게, 영어로?

오늘은 출력이다. 내가 출력으로 올리는 글은 막상 보면 해석은 바로 되는데(입력), 말하려고 하면(출력) 쉬이 나오지 않는 표현들에 대한 설이다. 

"바로 갈게"를 영어로 뭐라고 할까? 

이 표현이 바로 나온다면 현지 표현의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해도 된다.

I will be right there.

주재원으로 처음 나가서 회사를 세팅하던 시기, 우리 오피스는 3층이었고, 다양한 벤더들과 작업을 했다. 인터넷 기사, 공사 업체, 간판 업체 등등. 그들이 건물 1층에 오면 내게 전화를 하며 아래에 왔다고 한다. "아래에 왔어, 아래층에 있어"는 영어로 뭐라고 할까? 

I'm downstairs. 

그러면 내 현지 동료들은 I'll be right there. 라고 하며 내려간다. 

쉽다. 말하려면 어렵다.

저 표현을 익히려고 했는데 처음에 I will right be there라고 자주 나와서, 즉 right과 be의 순서가 바뀐 상태로 자꾸 나와서 입에 익히려고 수 차례 반복했다.

회사에 놀러온 딸. 저 표현들을 썼던 건물의 수직 구조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