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6일 금요일

[English] 배심원 소환, 종종 당한다

보스턴 나간 지 2년이 되지 않은 시점, 아래와 같은 우편을 받았다.

앞면의 제목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졌다. Official Summons for Juror Service. 배심원 소환장. Summon (소환)이라는 단어는 게임이나 영화에서만 보던 그것인데, 직접 이렇게 물리적 실체로 다가오니 쫄리는 마음부터 들었다. 


왼편에 대응하는 방법 안내가 있고, 우측은 참석 재판 일정이다. 11월 사건인데 7월에 우편을 받았다. 우측 아래에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 거부 시 최대 $2,000의 벌금이 부여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역시 배심원 재판의 국가. 

언어, 문화, 경험, 모든 것이 부족했던 나는 상당한 부담과 함께 안내된 MAjury.gov에 접속했다(MA는 보스턴이 있는 Massachusetts 주의 약어다). 무엇보다 의아했던 건 난 영주권(소위 Green Card) 보유자도 아닌 비자 거주인이었다는, 그래서 자격 미달이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접속했더니 역시 자격 요건 검토를 위한 질문이 나오며, 신분을 묻는 항목에서 자격 미달로 판명이 났다. 휴. 자격은 영주권도 아니고 시민권자(citizen)에게만 주어진다.

이후에도 다른 건으로 몇 차례 더 받은 기억이 있다. 계속 비자로 거주 중이었는데, 이민국과 사법부의 정보 연동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은 듯하다.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 SSN) 등록 기준으로 선정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으나, 알아보니 주로 운전면허 DB를 사용해서 무작위로 선정한다고 한다. 참고로 SSN은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하지만, 전체 행정 전반에 적용되는 민번과는 달리, 세금, 연금, 고용, 사회보장의 목적으로 등록하며, 또한 민번과 달리 신분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신분은 주로 운전면허로). 나 같은 외노자도 가자마자 신청해서 부여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난 우리 아이들은 출생 후 바로 부여됐다. 

돌이켜보면 한번 쯤 체험해봤으면 큰 경험이었겠다 싶으나, 늘 그렇듯, 닥치면 매우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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