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4일 토요일

[English] 보스턴차사건, Rear-ended

2018년 6월, 보스턴 시내에서 학회 참석 후 귀가길이었다. Prudential Center를 지나 Storrow Dr (찰스강 남단의 왕복 4차선)로 진입하는 고가도로가 있다. 퇴근길 정체로 브레이크를 밟을 무렵 본능적으로 미러를 봤는데 뒤의 육중한 GMC 속도가 심상치 않다. 곧 1/2mv2을 몸으로 느끼고 순간 멍. Got rear-ended (후방추돌 당했다).

덩치있는 흑인청년이 내리더니 미안하다며 횡설수설 한다. 그러고는 일단 Storrow Dr에 자기가 아는 곳이 있느니 차끌고 자기 차를 따라오라고 한다. 사고 현장에 남아서 처리하는 게 정석이지만, 정신이 없었고, 퇴근길 우리 때문에 정체된 고가도로의 보스턴 차량들을 보니 멘탈이 붕괴되어 일단 내려가기로 했다. 

이상하다. 계속 간다. 곧 이건 아니다 싶어 앞질러 갓길(shoulder)에 그 차를 세웠다. 

내 미국 첫 차였던 스바루 아웃백. 프레임이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오히려 더 찌그러진(dented) Yukon. 

또 내리더니 횡설수설 한다. 보험증부터 보여달라고 하니, 있어보라면서 어디 전화 좀 하겠다며 사진의 육교쪽으로 가더니 사라진다. 차는 덩그러니. 그렇게 몇 분 기다려도 오지 않고 쎄하다. 미국 생활 내 폰에서 결코 보기 싫었던 9-1-1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눌러봤다. 하-아. 경찰을 기다리며 길에 혼자서서 눈에 들어오는 퇴근길 차들이 몹시 부럽다. 그냥 집에 가서 돌도 안된 우리 첫째를 너무 보고 싶었다. 

한참 뒤에 경찰 도착.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30분~1시간 사이에 도착한 것 같다. 도중에도 몇 번 전화해서 정확한 위치를 설명하느라 고생했던 기억도 있다. 도착해서 차량을 수색하는 경찰.



차에서 등록증과 보험증을 찾아서 조회한 것 같다. 그러고는 차주인 사진을 단말기로 띄워서 내게 보여주는데 그 청년이 아니다. 아니라고 했더니, 바로 엄중한 톤으로 바뀌어 criminal 사건이라고 한다. 이런. 심상치 않더니만. 

나는 사건에 대한 리포트를 그자리에서 작성해서 경찰에게 건내고, 경찰은 차를 픽업해서 조사해보겠다고 한다. 이 모든 게 귀찮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


며칠 뒤 연락온 경찰은 그 청년은 소유자의 아들이었고, 출소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젠장. 그러고보니 그날 횡설수설 하던 게 사고차량 운전자 이상의 그것이었던 것 같아, DUI (driving under the influence), 그중에서도 of drug이 아니었다 싶다. 

회사에서 동료들에 말했더니 보스턴 토종인 Steve 아저씨는 예전에 시내에서 T-boned (측면충돌) 당했던 이야기도 해준다. 덕분에 괴기향 나는 표현도 배웠다. 

회사 사고 신고 절차 밟고, 보험 처리하고, 병원(경미) 가고, 카이로프랙틱 다녔던 몇 주간도 인생의 큰 레슨이었지만 매우 귀찮았다. 무엇보다 크게 안다친 것에 감사하며, 기회되면 나중에 블로그에서 관련 영어 표현들도 기록해보려 한다. 


2026년 3월 27일 금요일

[English] 인형이 Doll?

요즘 서울에 외국인이 정말 많다. 절대적 수도 늘어났을 뿐더러, 출신국과와 민족도 매우 다양해졌다. 한류는 먼바다의 파도처럼 일더니 이제 생활까지 스며든다. 

을지로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특히 많이 마주친다. 출퇴근 2호선 지옥철엔 수트케이스를 끄는 외국인들도 함께 끼어있다. 지하철 일회용 카드 자판기 앞은 줄이 늘 길다. 확충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지하상가에도 인형뽑기들이 들어섰고 관광객들도 자주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인형뽑기에서 인형을 영어로 doll이라고 지칭하는 곳이 많다. 위 사진은 을지로입구역의 그것. 의미야 전달되겠지만 나도 보스턴 가기 전엔 전혀 신경안쓰던 단어 doll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인형이 아니었다.


Doll - 바비, 아기인형 같은 사람 모향의 인형 (주로 딱딱한 거, 폭신해도 되긴 함)

Stuffed animal - 곰인형 같은 봉제 인형 (폭신폭신, 인형뽑기는 주로 이것들)


써놓고 보니 doll이 오히려 인형이 맞네. 인형(人形)을 광의의 범주로 쓰고 있었구나.


보스턴에서 애들 daycare 다닐 때 애착물건을 들고 오라고 했고 lovey (lovie)라 불렀다. 첫째는 토끼인형을 주로 들고 갔고, 둘째는 잠깐 다닐 동안 입에 무는 손수건을 엄청 들고 갔다. 쪽쪽이 대용.

그리고 애착물건 포함하여 짐을 두는 곳은 cubby라 불렀다(사진 오른쪽 짐칸). Lovie in cubby!

 


쾌청한 하늘만큼 늘 산뜻했던 pick up 길. 항상 까불락거리던 첫째. 


현실을 보면 그만큼 비싸기도 했다. 보스턴도 연봉이 많이 높은 도시지만 렌트비와 데이케어가 정말 무시무시해서, 남는 건 서울이랑 비슷하다. 집이랑 멀지 않고, 밥이 나오는 곳을 찾다보니 여길 택했고, 만족도도 매우 높았지만 (무료인) 공립 유치원 보내기 전까지 허리가 휜다.



간만에 홈페이지 들어가봤다. 몇백불씩 오르긴 했으나 앞자리는 2020년대 초반이랑 같다. 보기만 해도 체하네.

2026년 3월 21일 토요일

[English] 운동의 도시라면 매일 듣는 표현, On Your Left

보스턴 생활 초반, 길 가다보면 뒤에서 느닷없이 "여 레!(?)" 라는 외침에 움찔하곤 했다. 곧 왼쪽으로 쌩. 사람이든 자전거든. 

그렇게 익숙해진 표현 On your left: 왼쪽으로 지나갈게요 

이제는 그리운 표현.



구글링 해보니 캡틴아메리카의 유명 대사이기도 하네.




상대적으로 On your right를 접할 기회는 적었다. 추월은 1차선이 국룰.

2026년 3월 15일 일요일

[English] 보스턴차사건, In Plain Sight

보스턴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아파트 관리팀으로부터 받은 공지 메일 중에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표현도 많았다. 참고로 미국에서 apartment라고 하면 하나의 부동산 업체가 전체 건물을 소유하며 모든 세대들에게 rent를 주는 개념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아파트 즉 각 세대를 각 개인집주인이 소유하고 이에 거주하거나 세를 놓는 개념은 미국에서는 apartment가 아닌 condominium (condo)라고 부른다. A condo라고 하면 콘도건물의 한 유닛(세대)을 말하는 거고, 콘도건물 자체는 a condo building이나 a condo complex라고 부른다. 나는 아파트에 살았기 때문에 운영관리팀이 있었고, 이들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주체다. 이들의 메일이나 공지를 종종 모아뒀으므로 블로그에서 한번씩 풀어본다.

오늘은 아파트 주변 절도에 관련된 공지.


Dear Resident(s):

We have received recent reports of theft from unlocked vehicles in the North Cambridge area.

We wanted to alert residents and advise everyone to take precautions, especially when leaving your vehicle unattended for an extended period.

Please make sure you lock your vehicle doors and set your car’s alarm, if equipped, whenever it is left unattended. Additionally, we recommend removing any valuable items from vehicles not in use, or ensuring they are not stored in plain sight.

Please contact the management office if you have any questions or require any assistance in this matter.

We wish you a happy and safe holiday season!

Thank you,


여러 유용한 표현이 보인다. 이중 in plain sight는 "in a place that is clearly visible"이라는 뜻이다. 

Synonym을 찾아보니,

STRONGEST

clearly, evidently, officially, plainly

STRONG

manifestly, patently

WEAK

conspicuously, expressly, indubitably, openly, overtly, palpably, perceptibly, transparently, unmistakably


우리도 주차장에 유모차를 세워뒀다가 노숙자에게 절도 당하고 며칠 후 길에서 발견한 적이 있었다.






2023년 1월 당시 길에서 발견한 우리 유모차. 상당한 개조가 되어있었다. 보스턴 차 사건.

2026년 3월 7일 토요일

[English] 절대 해석이 안됐던 That Said,

영어 문서 업무엔 나름 자신이 있는 상태로 주재원 파견을 나갔으나, 역시 현지에서 넘어야 할 산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초반에 어떻게 봐도 절대 해석이 되지 않는 표현이 있었으니, 이메일이나 구두 회의에서 정말 자주 등장하는 that said 였다. 

뭐라뭐라. That said, 뭐라뭐라.

당시 네이버에 찾아봐도 내가 못찾은 건지 뜻을 명확히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현지 직원들에게 물어서 알아낸 뜻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헐.

문맥상으로는 뭐 간신히 알아들을 때가 있었다 쳐도, that + said 라는 중학교 단어를 보고 그걸 유추할 수 있을까.

that said = that being said = having said that

That said는 that being said 혹은 having said that으로도 사용되지만 that said의 쓰임이 압도적이다. 앞의 내용을 뒤집을 때 사용하는 표현인데, 굳이 따지자면 이는 분사구문으로 That having been said, 즉, 그건 이미 말해졌으니, 그건 인정하고서라도, 뭐 이런 유래라고 한다. 

모르면 도무지 짐작이 가지않는 표현. That said, 알아두면 정말 유용한 표현.

[English] 의외로 모르는 단어, Plan

2016년 주재원 발령 후 day 1에 방문한 곳이 회사근처 Verizon이었다. 당시 요금제에 대해 문의하고 싶었는데 요금제가 영어로 뭘까 고민했던 기억이다. Plan. 2023년 말 귀임 이후 한국 통신사들도 대부분 플랜이란 용어를 쓰고 있어서 찾아보니 2018년 이후로 한국에서도 상용화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주재원 생활 초반, plan이라는 단어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몇 번 더 접했다.

먼저 한국에서 대표이사 이하 본사 임원 10여명이 보스턴 오피스를 방문한 적이 있어, 간담회를 위해 한국식대로 좌석배치도를 사전에 현지직원들에게 배포할 일이 있었다. 좌석배치도가 영어로 뭐지? Seating plan. 아하. 현지의 town hall meeting과 대조되는 간담회 분위기에 현지 직원들이 어색해했던 기억도 난다.

또 오피스와 연구실 구조를 바꿀 일 있어서 건설사와 몇 달 간 일했는데, 그때 매일 평면도를 보며 지냈다. 평면도. Floor plan. 아하

이렇게 친숙한 단어가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그 효용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소소한 인상을 받았던 기억들이다. 

참고로 좌석배치도를 seating chart라고도 한다. 주재원 기간 동안 회사 조직도를 손볼 일이 잦았는데, 조직도는 영어로 organization chart, 줄여서 org chart라고 흔히 부른다.

[English] 온더보더(On the Border)

2017년 보스턴 오피스 현지 직원들과 회사 근처 온더보더(On the Border) 점심 회식을 할 때였다. 한국에도 온더보더가 많다고 했더니 John이 그럼 북한 음식이 나오냐고 하는 것이었다. 순간, 엥? 어라. 그렇다. 온더보더는 미국인들에게는 자연스레 미국의 두 국경, 남북방 국경을 의미하고 있었고, 그중 이 음식점은 남방인 멕시코 음식을 취급하는 곳이었다.  




위키피디아 온더보더 개요: 


1982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를 시작으로 미국 내 1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푸에르토리코, 아시아,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글로벌 레스토랑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2007년에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에서 첫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2021년 8월 기준 한국내에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별화된 맛과 최상의 서비스로 국내 멕시칸 레스토랑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역시 멕시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텍사스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Dallas is not on the Texas–Mexico border, though. El Paso is. 😉

2026년 3월 6일 금요일

(스릴러) 미국에서 한국으로 목돈 이체하기

2023년 급하게 귀임 발령이 난 후 재산을 신속히 한국으로 옮겨야 했다. 

이래저래 정리할 시간도 없이 급하게 들어온 터라, 많은 부분이 불확실성 속에서 진행됐다. 그중 단연 Bank of America 계좌에서 한국 내 계좌로 자산을 이체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만큼 진땀났다. 특히 주식, 국채, 정기예금(CD)에 묶인 돈들이 있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귀임 근처, 특히 귀국 후 찾아야 하는 돈도 있어 더욱 그랬다. 더욱이 급하게 계약한 전세 비용의 다가오는 납부 시한과 대출이 엮여 있어 풀어야 할 매듭이 너무 복잡했다. 그에 대한 기록이다. 

떠나기 며칠 전 BoA를 부랴부랴 방문해 상담한 결과. 

1. 미국에서 한국 이체 — 온라인 인증방법(전화인증 외) — 미국 밖으로 나가면 인증 안된다고 함: 떠나기 전 USB Security Key (반드시 FIDO-2 인증된 걸로)를 아마존 등에서 구매해서 BOA에서 등록하면 된다고 함(https://www.bankofamerica.com/security-center/online-mobile-banking-privacy/usb-security-key/). 한번 인스톨 하면 PC에 저장되는 걸로 추정. 즉 잃어버려도 그 PC로는 가능. 

2. 계좌유지 — 체킹만? : 체킹계좌는 1,500달러로 가능한데 보통 2-3년 정도 안쓰면 dormant 계좌가 돼서 돈이 나라로 넘어간다고 함(다시 찾으려면 state랑 얘기해야 함). 그래서 신용카드 등 살려두고 그 계좌 1년에 한 번은 써주라고 함. 그리고 돈은 1,500 이하로 떨어지면 유지비용 드니까 2,000불 정도 넣어두라고 함. 참고로 BOA 카드 중에 travel reward 카드는 해외에서도 수수료 안붙어서 이거 쓰라고 함(파란색). 

 3. CD 만기 후 회수방법 — 온라인(이것도 전화 인증 이외의 방법) : 알아보니 온라인으로는 안된다고 하고 데빗카드 뒤에 있는 international call (315-724-4022)로 국제전화 해서 내 계좌로 옮겨달라고 해야 함(만기 후 7일 이내) 

- 9월 중순 주식 전부 처리

- 9/29 미국 출국 이전 1차 송금 10월 국채(10/1) 및 CD(10/9) 만기 이후 2차 송금 

실제 경과 

 - 9/22(금) 이전에 주식 다 팔고, Altria 배당 받기 위해(9/22 기준) 이건 9/25(월)에 매각. 매각 후 Robinhood에서 withdraw 신청했고 boa 계좌에 9/27인가 9/28에 들어옴 
- 9/28(목)에 온라인 계좌 이체 시도해 봄. 원래 한국 와서 10월 1일 미국채, 9일 CD 만기 이후 한번에 해서 수수료 최소화 하려고 했으나(수수료 건당 $45; 원화로 환전해서 보내면 수수료는 없거나 낮으나 환율우대 없어서 더 손해), 혹시 막힐 수도 있어서 큰 돈은 미국에 있을 때 보내놓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 시도해 봄. 지난 번 구입/등록한 security USB로 해봄. 
- 9/28(목)에 바로 international wire 신청 받았다고 이메일 왔고, 별 다른 전화나 확인 없이 9/29(금)에 성공적으로 보내졌다고 이메일 옴. 
- 9/29(금) 출국 
- 9/30(토) 입국: 이때 추석 연휴 + 대체휴일 + 개천절(화)까지 계속 쉬는 날이라 한국 내 외화계좌에 입금 안되고, boa 계좌에는 돈 빠진 상태. 
- 10/4(수) 아침에 우리은행 방문해서 물어봤더니 아직 들어온 것이 없다고 함. 오면 바로 알려달라고 하고, 필요 서류 미리 이메일로 보내주고(최근 3년 W-9) 기다렸더니 그날 오후 5시 정도에 전화와서 이것저것 확인하고 입금 완료(확인한 직원분이 경험이 없어서 W-9가 뭔지도 잘 모르고 ADP에서 발행한 거라 공인서류가 맞냐는 등 계속 물어봄. 맞다고 하니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맞는 걸로 확인했다고 연락옴. 그리고 미국에서 주식한 것이 있지만 거의 손실이나 똔똔이라 급여 범위 내 수준이다라고 했더니, 또 무슨 한국인이 미국 계좌로 주식거래하면 안된다는둥 얘기하길래 내가 세법상으로는 미국인이고 미국에 세금내고 있어서 괜찮다고 했더니 또 확인해보겠다고 하더니 다시 연락와서 all clear). 

문제는 2차 송금 (스릴러)

 - 10/2(월)에 미국채 1년 돼서 팔고, 10/9(월)에 CD 만기돼서 international call로 전화해서 checking 계좌에 입금시켰음.  
- 10/9(월) 그리고 바로 한국 계좌로 송금 신청 완료. 송금 신청 접수 메일 옴. 10/13(금) 전세 잔금처리라 12일까지는 돈이 들어와야 하는 상황. 
- 10/10(화) 새벽 4시에 불안해서 이메일 봤더니 송금 확인 메일이 아직 없어서 boa 앱에 로그인해보려고 했더니 자꾸 에러가 뜸. 불안해서 컴퓨터 키고 security usb로 로그인해도 안됨. 그리고는 화면에 무슨 문제가 있으니 customer service로 전화하라고 뜸. 
- 국제전화로 부랴부랴 전화했더니(연결까지 5-10분 걸림) 의심스러운 송금이라 boa에서 내 등록된 전화로 전화를 걸었는데 내 미국 전화 prepaid 끝내고 와서 없는 전화라고 뜬 것 같음. 그래서 의심스러워서 fraud 팀이 다 막아버린 거였음.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풀어줄 방법은 또 그 전화번호로 인증번호 보내면 내가 전화로 말해줘야 하는 절차였음. 이메일이나 다른 방법은 없냐고 했더니 없다고 함. 미국 등록 주소로 우편을 보낼테니 그걸 보고 진행하라고 해서 황당. 
- 다행히 Verizon 심카드가 있어서 그걸로 갈아끼고 prepaid 돈 내고 번호 살림(찾아보니 prepaid 두 달 안쓰면 번호 없어진다고 함). 그리고 로밍테스트 해보니 됐다 안됐다 해서 service provider를 auto로 안하고 skt로 선택해서 사용(verizon 계약 없체가 skt인데 auto로 하니 KT가 잡혔었음). 그리고 로밍켰더니 되는 것 같아서 스스로한테 문자 보내보니 가는 것 확인. 안도하고 다시 boa에 fraud 팀에 전화했더니 이번에는 연결되는데 40분 소요. 문제는 동부시간으로 오후 5시까지 근무시간인데(fraud 팀은 더 늦게까지 하는진 모르겠음), 내가 한국시간으로 새벽 5:20에 전화걸었고 6시까지는 받아야 동부 오후 5시인데 6시까지 안받으면 하루가 더 소진돼서 잔금처리를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 다행히 새벽 6:01에 연결이 됐고 이번에 다 처리돼서 승인남. 그리고 10/12(목) 새벽 2시 KST 정도에 sent 확인 이메일이 옴.  
- 10/12(목) 아침에 바로 우리은행가서 확인했더니 아직 들어온 게 없다고 함. 그날 오후까지 안들어오면 대출을 더 해야하는 상황. 그런데 오전 11시 정도에 연락와서 확인되었다고 함. 최종 입금 완료. 

됐으니 다행. 저날 새벽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

2026년 2월 23일 월요일

[바이오] CJ는 삼성, Ajinomoto가 되지 못했나 - 3편(종결)

Disclaimer | 본 분석은 공개된 자료에 기반한 개인적 의견입니다.

링크: 1편2편 


삼성그룹은 1938년 삼성상회로 시작하여 무역과 유통업으로 초기 사업을 일궈오다가, 1953년 삼성 그룹 내 최초의 제조업인 설탕회사 제일제당을 설립했다. CJ 그룹의 전신이다. 이후 밀가루, 전분당까지 확대하다, 1960년대에 MSG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고(화학공정), 1970년 전후로 미생물 발효를 통한 바이오 공법으로 MSG와 다른 아미노산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의 전신이다. 이후 CJ는 1993년 삼성에서 계열 분리하고, 영화/방송 등으로 진출하며 생활문화 기업으로 방향을 잡는다. 

CJ 그룹 내 R&D를 하는 곳이 곳곳에  포진해있으나, 단연 그 중심에는 광교 Blossom Park, 즉 CJ제일제당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바이오연구소에만 유독 '기술'을 걸어 바이오기술연구소라 불리웠다. 그만큼 그룹 내에서 독보적 기술 기반 사업으로 명성이 높았다. MSG에 뿌리를 두며, 미생물 발효를 통해 탄생한 바이오 기술 사업.

Ajinomoto가 아미노산에 집중했다면 CJ는 바이오에 집중했다. 여기서 바이오는 미생물이라는 '생명체(bio)'를 통해서 아미노산과 같은 소재를 만든다는 의미에서 생산방법이 바이오, 즉 협의의 정의는 바이오 '프로세스'를 의미하는 거다. 광의의 정의로는 최초의 소재가 바이오 '원료'라는 뜻도 포함한다. 즉 석유로부터 나오는 플라스틱처럼, CJ가 만드는 소재들은 옥수수, 사탕수수와 같은 생명체(bio)의 당으로부터 만들어진다. 당을 미생물에게 먹이면 발효를 통해 아미노산을 만들어낸다. 바이오 원료(bio-based, bio-derived)를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오 사업이라는 것도 말이 된다. 녹말 이쑤시개와 같은 거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CJ 바이오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HA 사업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자연에서 생(bio)분해된다는 의미의 바이오도 정의에 넣을 수 있다. 즉, CJ의 바이오는 바이오 프로세스, 바이오 원료, 바이오 분해성에서 오는 바이오다.

바이오 프로세스의 중심에는 미생물 균주 개발이 있다. 목표 시장은 사료첨가제, 식품첨가제와 같은 원가경쟁력이 최우선인 사업군이었으므로 바이오 공법으로 제품을 싸게 만들어야 한다. 싸게 만든다는 말은 미생물에게 최소의 먹이를 먹이고, 최대의 아미노산을 만들어낸다는 말인데, 이 개념이 수율(yield)이다. 즉, 당 1g을 먹일 때 생산되는 아미노산의 g, 혹은 당 1mol을 먹일 때 생산되는 아미노산의 mol을 수율이라고 한다. 미생물도 사람처럼 음식을 먹으면 대사과정을 거쳐 아미노산과 같은 대사물질을 내놓는다. 이 대사과정이 발효(fermentation)다. 유전공학으로 대사경로를 조절하여 당을 먹었을 때 다른 기능으로 사용되는 걸 최대한 억제하고 목표한 물질이 많이 나오게 하는 기술을 대사공학(metabolic engineering)이라고 한다. CJ 바이오 기술 역량의 핵심은 바로 균주 대사공학이다. 

똘똘한 균주를 만들어 내면 이제 이를 대량으로 배양(액상 발효)하면서 아미노산을 양산해야 한다. 스케일업은 어느 분야에서나 힘들지만, 생물을 배양하는 분야는 수 없이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힘들다. 실험실에서 몇 리터 수준의 플라스크에서 키우다가, 초가집 한채 정도 돼보이는 3KL, 그리고 작은 건물 하나 정도는 돼보이는 500KL까지 스케일을 올리면 미생물에 전달되는 영양분, 산소, 온도 등의 조건이 변하며 유체역학까지 고려하는 지경이다. 이 스케일업 발효공정은 CJ가 축적해온 역량의 역사이며 이게 다시 균주 개발로 피드백이 되면서 형성된 연구개발 루프는 가히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0년대 미국에서 Ginkgo Bioworks, Zymergen과 같은 AI/ML과 합성생물학을 키워드로 등장하여 SoftBank 등으로부터 거대한 투자를 받은 미생물 회사들이 있지만, 이들은 스케일업 설비와 경험이 없어 AI로 균주개발을 한다고 한들 대형 발효공정에서 오는 피드백 없이 개발해야 하는 반쪽짜리이며, 결국 지금까지 이들이 미생물 발효로 성공시킨 사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발효를 마치면 미생물 배양액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아미노산만 꺼내야 한다. 정제공정이다. 발효와 정제를 합쳐 downstream process (DSP)라고 부른다. 이 균주, 발효, 정제가 CJ, Ajinomoto 등 대형 미생물 발효 사업 업체의 핵심역량이라고 볼 수 있고, 아미노산 생산 경쟁에서 이들 기술력으로 CJ는 Aji를 제쳤다.

CJ의 바이오 전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미노산을 넘어 화학소재들을 석유가 아닌 바이오 유래로 만들고자 했다. 즉, 아미노산을 끝까지 팠던 Aji와 달리, CJ는 바이오 공법을 이용해서 제품을 확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석유 유래를 바이오 유래로 대체하는 산업을 미국에서는 산업바이오(industrial bio), 한국에서는 화이트바이오(white bio)라고 부른다. 이게 가능하다면 몇 조원 단위의 아미노산이 아닌 5천조원 이상의 화학소재 시장을 넘볼 수 있는 것이다. 가히 도전해볼 만 했다. CJ 같은 바이오 회사뿐 아니라, DuPont과 같은 전통 화학 회사들도 이를 기회라고 여기고 바이오 기술에 투자했으니 탐스러운 시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원가였다. 바이오 공법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석유화학 공법의 원가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바이오 원가의 가장 큰 비중은 바로 당 가격이다. 옥수수, 사탕수수로부터 나오는 당을 싸게 구매하여 사용하고자 CJ는 전 세계의 옥수수, 사탕수수 생산지에 아미노산 생산거점을 두었고, 정제한 당을 받으면 비싸지므로 원당을 그대로 써서, 이를 잘 사용하는 균주를 개발해왔다. 나아가 2세대 당인 목재당(셀룰로스) 바이오매스 기술개발에도 상당 기간 투자를 진행했다. 균주, 발효, 정제의 3단계에 더해 upstream의 원료까지 수직계열화 시키고자 했던 전략은 매우 스마트한 그것이었다. 다만 CJ뿐 아니라 전세계의 바이오 업계에서 이 원가를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미국 에너지부처에서도 자체적으로 많은 투자를 단행했으나 결국 이루지 못했다. CJ의 화이트바이오 사업은 업계와 함께 저물어야 했다. 이는 전략의 실패가 아닌, 현 인류 기술의 한계를 인류가 스스로 자각해가는, 거쳐야만 했던 선택이었던 것이다. 

이후 CJ는 2016년 미국 Metabolix사의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PHA의 기술자산을 인수하면서, 화이트바이오의 불씨를 살리려고 하고 있다. 아미노산을 넘은 바이오 소재 다각화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아미노산으로 시작한 Aji와 바이오 공법으로 시작한 CJ는 그 시작점을 각각 사업확장의 철학으로 삼았다. 한때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의 접점에서 경쟁구도를 펼쳤던 이들의 종목은, 사실 한때 우연히 한 경기장에 섰던 이종격투기였던 것이다.

CJ가 Aji처럼 아미노산만 파지는 못했을 것이다. Aji는 식품회사지만 축적되어 온 화학역량 또한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미노산이라는 화학물질을 화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CJ는 바이오 회사로서 균주개발과 발효공정 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철학과 성격의 개성이 달라, 돌아간다 해도 Aji의 길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서 Aji의 반도체 소재 독점까지 이야기를 했지만, 그에 비해 CJ는 제일제당을 넘어 생활문화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설국열차, 기생충 등으로 이름을 날리고, 어딜가든 관광객으로 가득한 올리브영 점포는1,000개가 넘었으며, 르브론제임스는 유니폼에 비비고를 달고 뛴다. 2018년 Fortune Global 500에 처음 진입했으며 그룹 매출은 40조원이 훌쩍 넘었다. 한국 그룹사들의 다각화 전략을 CJ는 자기만의 분야에서 잘 펼친 것이고, Aji는 의도적으로 본인들의 분야에 집중하며 고도화시켜 나간 것이다. CJ가 Aji가 되지 못한 이유. 되지 않은 것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일각에서 Aji가 CJ가 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해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과학 전공자로서 Aji가 부러운 건 사실이다.


바이오 기술을 팠던 CJ. 여기서 아쉬운 점이 있다. 바이오로 잘 나가는 삼성이다.

삼성은 예전부터 종기원에서 바이오 씨드를 키우고는 있었으나, 2011년경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에피스가 등장한 것은 다소 뜬금없긴 했다. 삼성이 정의한 바이오는 의약품 위탁생산이었고 즉 장치산업이었다. 반도체에서 축적한 대규모 제조 역량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여겼다. 결과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택이었으나 그러한 전략적 판단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무리 CAPEX 기반의 장치산업이라 한들, 그 안에 들어가는 요소기술은 너무 다른 영역이었다.

그 요소기술은 사실, CJ 바이오가 지녔던 역량들과는 근접한 것이다. 물론 의약품을 생산하는 '동물세포'와 CJ가 사용하는 '미생물'은 또 다른 영역의 것들이긴 하지만, 반도체만큼 달랐을까. 균주 개발과 셀라인 개발, 미생물 액상 배양(발효)와 동물세포 액상 배양, 이들의 스케일업. 모두 평행선상에 있다.

CAPEX가 허들이었을까. 미생물 최강자라는 정의에 스스로 갇혀있었을까. 오너의 의지 차이였을까. 참모들의 역량 차이였을까. 역시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삼성, 셀트리온, 롯데보다 세포 개발과 배양에 강점을 지닌 CJ의 무작위가 못내 아쉽다. 그 길을 선택했으면 지금 그룹 내 바이오의 위상은 어땠을까. 아니 CJ라는 그룹의 재계 내 위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윤 대표의 기사를 보며 스쳐갔던 애정어린 소회다.

2026년 2월 20일 금요일

[바이오] CJ는 삼성, Ajinomoto가 되지 못했나 - 2편

링크: 1편3편 


바이오를 전면에 내세운 CJ와 그렇지 않은 Ajinomoto의 이야기. 

Ajinomoto의 중심에는 항상 바이오 대신 아미노산이 있었다. Aji는 아미노산 회사다. 일본스럽게도 그 테마를 끝까지 팠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아지노모토 그룹은 100년 전 창립 이래로 아미노산을 연구해 왔습니다. 우리는 "AminoScience"라고 불리는 독특한 과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추구합니다."라고 버젓이 적혀있다. 매출 15조원 규모의 회사가 스스로 '오타쿠'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 노력은 안팎에서 진행되었다. 내부에서 아미노산을 어떻게 응용할까를 끊임없이 연구해왔고, 외부 연구도 지원하며 아이디어를 모집해왔다. 후자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했으며, 2004년부터 2011년까지는 3ARP (Ajinomoto Amino Acid Research Program)라는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2019년까지는 AIAP (Ajinomoto Innovation Alliance Program)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지의 혁신 아이디어 기술 공모하고 연구를 지원했다. Aji의 특허를 검색해보면 아미노산 관련 연구가 어마어마하며, 이는 여느 대학 수준에 견줄만 하다. 

Aji의 연구는 '제품'연구이자 '응용'연구다. 즉, 아미노산이라는 제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물리적, 화학적으로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그렇게 하여 개발한 제품군은 아래와 같다.

CJ의 연구는 '생산' 연구다. 물론 Aji도 이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건 맞고, 바로 이 지점이 CJ 바이오와의 접점이다. Aji가 1960년 전후로 미생물 발효를 활용하여 아미노산 생산을 시작한 이후, 한국의 CJ, 대상, 그리고 중국 업체들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Aji는 아미노산의 저렴한 생산을 위해 화학 대신 바이오 공법을 택했고, 이는 후발주자들의 사업에 '바이오'라는 타이틀을 건내준 격이 되었다. 아미노산 생산 물량이 가장 크게 나오는, 즉 시장이 가장 큰 사업영역은 바로 사료첨가제 였고, 식품첨가제가 뒤를 이었다. 가격이 낮고 마진이 낮은 분야라 어떻게든 원가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미생물 발효 공법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서 글로벌 아미노산 치킨게임의 중심에는 바로 이런 회사들이 있었다. 2010년대로 넘어가면서 Aji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CJ는 주력 제품인 라이신의 점유율에서 Aji를 제치고 쾌재를 부른다. 물론 중국업체들과의 피터지는 치킨게임은 계속 됐지만. 여튼 Aji의 추락은 정말 추락이었을까. 이때 Aji는 공식적으로 사료사업을 점차 줄여가겠다는 발표를 한다(2018년 연차보고서 등). 당시 한국과 중국의 피터지는 치킨게임에서 판가가 원가보다 높다고 누가 말할 수 있었을까. 팔 수록 손해보는 장사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Aji의 추락은 정말 추락이었을까.

Aji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훨씬 전부터 아미노산을 활용한 고부가 소재, 즉 화장품과 전자소재 같은 제품에 관심을 가져왔다. 화장품은 지금 찾아볼 수 없으나, 전자소재는 반도체 독점 소재로 발전해버린다.

반도체는 업사이클 속에 현시점 다시 너무 핫하다. 마치 10년 전에 그랬듯 최근 많은 개미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고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파생산업들도 핫하다. 소부장이라고 불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이다. 이중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는 소재시장은 '24년 기준 약 $110B 규모다. $70B 규모의 장비, $34B 규모의 부품에 비해 크다. 이 $110B의 소재시장 중 반도체를 직접 구성하는 필수 원재료인 직접소재가 약 $85B, 공정 전후 처리 소모성 화합물인 간접소재는 약 $25B이다. 전자인 직접소재 중 웨이퍼를 제외하고 칩 접착, 금속 연결, 성형 등 반도체를 보호해주는 포장 역할을 하는 후공정 소재들이 $30B 이상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후공정 직접소재 시장 규모를 ChatGPT로 그려봤다.


2025: ████████████ (총 46B)
- 기판 ▓▓▓▓▓▓▓▓▓▓▓▓ 35% (≈16B)
- 절연필름 ▓▓▓▓▓ 13% (≈6B)
- 다이 본딩 ▓▓▓ 9% (≈4B)
- 본딩 와이어 ▓▓▓▓▓ 15% (≈7B)
- 리드프레임 ▓▓▓▓ 11% (≈5B)
- 봉지재 ▓▓▓▓▓▓ 17% (≈8B)

2030: █████████████████ (총 76B)
- 기판 ▓▓▓▓▓▓▓▓▓▓▓▓▓▓ 37% (≈28B)
- 절연필름 ▓▓▓▓▓ 13% (≈10B)
- 다이 본딩 ▓▓▓▓ 9% (≈7B)
- 본딩 와이어 ▓▓▓▓▓▓ 16% (≈12B)
- 리드프레임 ▓▓▓▓▓ 11% (≈8B)
- 봉지재 ▓▓▓▓▓ 14% (≈11B)



원그래프로 그려달라고 했는데. 숫자들은 다른 곳에서 찾아본 숫자들가 소폭 차이는 있으나 엄청 다르지는 않다. 이 각각의 소재는 대부분 Top 5 업체가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쟁취하고 있다. 이중 100%인 소재가 있으니 바로 절연필름. 이는 Top 5도 아닌 Top 2 회사가 독점하고 있고 Top 1 회사가 95%를 먹고 있다. 이 회사가 바로 Ajinomoto다.

참고로 Aji의 '24년 연차보고서를 찾아보면 이 분야 매출이 수 천 억원 정도인 걸로 봐서 위 그래프의 절연필름 시장은 '25년 $1B, '30년은 (다른 시장 보고서에 의하면) $5B 정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 같다. 

여튼 이 절연필름은 Build-up Film이라 불리며, Aji는 자사 제품을 ABF (Ajinomoto Build-up Film)라 명명했다. Qualcomm 등에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Aji 홈페이지에 소개된 ABF 개발 스토리 일부다.


Insulation material shifts from liquid to film based on amino acid technology

The Ajinomoto Group began basic research on applications of amino acid chemistry to epoxy resins and their composites in the 1970s. This ultimately led to the development of advanced insulators for CPU substrates. As a late entrant to this field, the Ajinomoto Group’s focus on film differentiated our product from conventional ink-type insulators and resulted in a material that resolved significant problems posed by the use of conventional insulators in high-performance CPUs. When ABF became available to manufacturers, it met a fast-growing global demand.

출처: Ajinomoto 홈페이지 


이 조미료 회사는 1970년대부터 50년 넘게 아미노산 기반의 전자소재 연구를 진행해서 지금의 위상에 오른 것이다. Aji의 중심에는 아미노산이 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반도체 시장규모에 비해 Aji의 매출 변화가 그만큼 가시적이지는 않다. 그래도 한때 경쟁사라고 불렸던 다른 회사들에 비해 견고한 성장, 무엇보다 영업이익의 혁신적 전환, 즉 고마진 사업으로의 변신은, 경쟁사들과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연도     매출 (Net Sales)  영업이익 
2015¥1,006,630 백만   ¥74,519 백만
2024¥1,439,231 백만   ¥148,928 백만 

Aji를 제치고 쾌재를 불렀던 CJ. '21년 한 기사에서, "소니 이긴 삼성말고, 아지노모토 제친 CJ제일제당도 있다"라고 했던 CJ. 미생물 발효 바이오 공정 분야에서 꾸준히 역량을 축적하고 결국 기술력으로 Aji를 제친 건 분명하며, Aji의 위상이 점점 떨어져 간 것도 사실이다. 미생물 발효와 사료첨가제 시장에 한해서.

이제 CJ 이야기를 해본다.

[3편에 계속]

2026년 2월 18일 수요일

[바이오] CJ는 삼성, Ajinomoto가 되지 못했나 - 1편

최근 CJ제일제당이 '25년 순이익 적자라는 사업 실적을 공시함과 동시에 윤석환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파괴적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임직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좋은 CEO가 되기보다 회사를 살리는 이기는 CEO가 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하고 기사화 됐다. 블라인드도 뜨거웠다는 후문.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과 바이오사업으로 구분된다. 식품은 식품을 만드는 사업인데, 바이오는 바이오를 만드는 사업인가? CJ의 바이오는 바이오 프로세스를 활용해서 소재를 만드는 사업이므로 바이오라 부른다. CJ 바이오가 만드는 소재는 아미노산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뒤에 다룬다), 이 아미노산은 MSG와 같은 식품첨가제나 사료첨가제로 사용된다. 주요 시장은 후자로, 즉, CJ 바이오의 핵심사업은 사료첨가제 사업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그룹사 중에서 '바이오' 사업하는 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즉, 바이오전공자들은 학계에 남거나 국책연구소로 빠지는 경우가 흔했고, 업계로의 기회는 녹록지 않았다. 삼성종기원 정도? 그나마 종기원도 선행연구를 하던 곳으로, 기업보다는 학교에 가까운 운영으로 바이오 전공 박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많은 프로젝트가 사라졌지만, 일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LG나 SK에 제약사업이 있었으나 당시는 바이오의약품 보다는 저분자화합물 중심, 특히 한국 제약사들은 제네릭 의약품의 영업 중심으로 구도가 형성되어 있어 바이오 박사들이 많이 취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컨대 보스턴에서 바이오 박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편차가 있었다. 항체, 백신 등 바이오 연구가 있긴 했으나 이들로 신약을 개발하거나 라이선싱(out)한 사례는 없는, 사업 변방의 초기 연구 수준이었다. LG나 GS에서도 바이오화학 사업을 위한 씨드를 키우고 있었으나 1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제대로 사업화가 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와중에 CJ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았으나(나도 몰랐으니), '바이오기술연구소'라는, 간판에 무려 바이오를 내건 R&D 인프라와 함께 매출 2조원 규모의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대표 제품인 라이신이라는 사료첨가용 아미노산을 선봉으로. 제약 사업이 아닌 산업용 소재를 바이오 프로세스로 만드는 사업은, 일부 바이오 전공자들에겐 이런 사업도 가능하다는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당시 CJ 그룹 내에서 바이오는 에이스 사업부였다. 연구소장 출신으로 CEO가 된 당시 대표의 리더십 하에, 원가절감은 이론을 뛰어 넘었고,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은 함께 성장해갔다. 인센티브에 대한 그룹 내 위상은, 믿거나 말거나 지금 SK그룹 내 하이닉스의 위상에 비견한다. 

그러던 CJ 바이오는, '24년 11월 18일 한경의 단독기사와 함께 매각 추진 소식을 알려온다. 심지어 바이오 사업 매각 소식과 함께 제당 주가는 5% 상승했다. 매각은 MBK와 썰들이 오가다 결국 철회됐지만, 이번 주 윤 대표 메시지에 직시된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미명 아래 수익성이 보이지 않는 사업까지 안고 있었다"의 목적어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쩌다 CJ 바이오는 이런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을까.

나는 CJ 바이오가 삼성전자를 잇는 S그룹의 신성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일본 굴지의 식품기업이지만 최근 반도체 일부 소재까지 글로벌 독점 생산하고 있는 Ajinomoto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왜 CJ는 삼성이나 AJinomoto가 되지 못했나. 이에 대한 가볍지만 오랜 기간 생각해 온 소회를, 윤 대표 기사에 의해 촉발되어, 남겨보고자 간만에 블로그를 열었다.


반도체 소재를 독점해버린, 조미료 식품회사 Ajinomoto 


요즘 반도체 업계에서 Ajinomoto (이하 Aji)가 핫하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대형 마트에 가면 아시아 식품 코너에 Aji의 제품들이 한가득인데, 이런 회사가 반도체 업계에서 명성이 높다니 의외라면 의외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 CJ 바이오 최대의 경쟁사이자 목표는 일본 Aji였다. 세계 MSG의 선두주자였던 Aji와 한국 MSG의 조상격인 CJ는 역사의 행보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Aji는 잘 알려져 있듯, 1908년 도쿄제국대학(현 도쿄대) 교수였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다시마에서 감칠맛의 성분인 글루탐산(glutamate)이라는 아미노산을 발견하고, 이를 기반으로 1909년 설립한 회사다. 세계 최초로 우마미를 제창한 것이다. 이어 이 글루탐산을 추출할 뿐 아니라 결정화를 통해 조미료로 만든 것이 MSG (monosodium glutamate)다. 이렇게 추출, 결정화라는 화학 공법을 통해 생산되던 MSG는 1960년 경부터 미생물 발효 공정으로 생산되기 시작했고, Aji라는 회사가 '바이오'라는 타이틀을 걸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이는 CJ 바이오가 바이오인 정확히 같은 이유이지만, 그 이후 양사의 행보는 전략적 차이를 보인다. 

바이오를 전면에 내세운 CJ와 그렇지 않은 Ajinomoto의 이야기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