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초반, 오피스 세팅 이것저것 할 때. 일단 사무용품이 뭔지 영어로 몰랐다. Office supplies. 의외로 쉽지만 한국인들은 별로 익숙치 않은 용어다. 주방용품은 kitchen supplies, 학용품은 school supplies라고 하면 간단하다.
사무용품을 파는 가게를 찾았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Staples, 거기에 맞먹는 곳은 Office Depot /디포우/. Depot는 물류 창고, 집하장 같이 물건을 모아두는 곳을 의미하는데, 위의 supply와 이 depot를 합치니 테란의 근간, supply depot가 된다.
회사 근처에는 Office Depot이 있어 그리로 갔다. 이것저것 장만하면서 당연히 오피스에 구비해 둘 A4지도 사려고 했다. 종이코너를 뒤져도 보이지 않자, 담당 알바에게 물었더니, A4가 뭐냐고 한다. 그때 처음 알았다. 미국은 A4 용지를 쓰지 않는다.
그렇게 알게된 레터지(letter). 미국은 표준 규격으로 letter지를 쓴다. A4지와 크기가 거의 유사한데, 살짝 짧고 뚱뚱하다. 그래서 한국 본사와 작업하던 문서를 출력하면 잘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찾아보니 A4는 1920년대 독일 규격 협회가 채택한 표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면적 1m²인 기준 용지(A0)를 반씩 네 번 잘라 만들며, 종이를 반으로 접어도 원래의 비율이 유지되는 특징이 있는 꽤나 수학적인 규격이다. 미국은 그 전에 쓰던 독자적 규격을 고수했다고 한다.
거리, 무게와 같은 단위도 세계 표준을 따르지 않지만, 종이마저 그럴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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