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7일 금요일

바이오제약업계 트렌드(as of 1H23)

22년 미국 물가상승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은 경제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주식으로 대변되는 시장도 이를 피해갈 순 없었다. 바이오제약업계 역시 영향권 안에 있었으며, 이는 상장/비상장 기업의 가치와 투자, IPO, M&A, 비즈니스 딜에서 즉각 나타난 효과로 생생히 증명되었다.

미국 현지서 직간접적으로 겪은 것들과 향후 전망을 끄적여보겠다.


1. 거시 트렌드: XBI, M&A, IPO, 그리고 SVB 

3Q22 이후로 XBI로 보여지는 바이오텍 업계는 어느정도 안정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특혜(?)로 많이 올랐던 XBI는 이후 코로나 종식과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하락 추세였고, 지금도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2018년 수준이다. 그나마 2Q23에는 M&A가 조금 활성화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XBI Index 1Q23 (Source: BioCentury)

XBI Index 2Q23 (Source: BioCentury)


XBI Index in Past 5 Years (Source: Google Finance)


M&A가 다시 살아나는 건 좋은 징조다. 2분기만 보면 Eli Lilly의 Dice Therapeutics 인수($2.4B), Novartis의 Chinook Therapeutics 인수제안($3.2B), Astellas Pharma의  veric Bio 인수제안($5.9B), Merck의 Prometheus Biosciences 인수($10.8B). 원래 빅파마의 바이오텍 M&A가 그랬지만, 특히 이런 불황 속에서는 bolt-on 딜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다. 즉, 파이프라인을 잘 채우기 위한 전략적 적합성이 (혁신적 기술보다) M&A 결정의 열쇠라는 뜻이다.

IPO는 1Q23에는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업체는 5개였고, 총 모집금은 $480M로, 전년 동기 대비 1/5 수준이다. 여담이지만 1분기에 유럽과 중국에는 바이오업체 상장이 아예 없었고, 재밌게도 코스닥에 3개가 보인다.


문제는 장이 좋을 때 너무 높은 가치로 상장했던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가하락은 물론이거니와 follow-on 투자가 힘들어져 결국 Chapter 11 즉 파산절차로 들어가는 회사도 많았다. Exosome 플랫폼의 선두주자였던 Codiak의 사례도 그렇다. 때문에 상장하지 않고 private으로 남는 것이 기업가치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최근 상장을 미루는 회사들도 많다.

올 상반기에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Silicon Valley Bank (SVB) 사태다. 이것도 기준금리 인상과 직결된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 은행은 이름에서 보여주듯 실리콘밸리를 위시한 많은 혁신스타트업을 주요 대출 고객으로 삼는다. 그런데 시장불황으로 인해 스타트업들의 펀딩이 줄어드니, 대출금을 SVB에 갚지 못하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대출상환이 되지 않으면 SVB는 회계상으로 손실로 잡히고, 하여 무디스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은행의 기본 사업구조인 예대마진에서 반대편 측인 예금 고객들은(이들은 SVB의 스타트업 대출이 고이자인 걸 알고 high risk high return 노리고 SVB에 예금 맡김), 이 사실을 알고 돈을 마구 찾기 시작한다. 뱅크런. 그런데 SVB는 돌려줄 현금이 없으니 자산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해야 했고, 하필 자산이 미국 장기채였다. 물론 굉장히 안전한 자산이다. SVB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문제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이 가격하락으로 날아간 SVB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15.1B이다(매입가 $91.3B, 당시가 $76.2B). 물론 이를 전부 판 건 아니고 약 $21B 어치를 매각했는데 평가액으로 $1.8B 손실이 났다. 물론 이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예금자 보호를 발표했고, 이후 미국정부까지 나서 고객들 예치금을 전액 보증해줘서 그렇게 넘어갔다. 

이게 올해 23년 3월 10일 금요일 발생한 일이었고, 주말동안 투자포트폴리오사들이 SVB에 예금한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보고서 쓴다고 난리쳤던 기억이다. 월요일 되자마자 포트폴리오사들 CEO한테 연락해서 일일이 확인하고, 그래도 보증 소식에 안도했던 기억이다. 실제로 SVB에 예금했던 한 업체는 은행을 다른 곳으로 바로 옮겨타기도 했다.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실제로 투자업계나 바이오업계는 나름 잘 대응했고, 큰 여파없는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어 다행이었다. 

(이번 주 한국뉴스보니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로 시끄럽다.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으나, 새마을금고는 각 지점이 독립된 조합이라 근본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

2. Inflation Reduction Act

IRA도 너무나 큰 내용이라 꼭지를 따로 뺐지만, 바로 이전 글에서 다뤘고, 그 내용이 크게 변하지 않아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곳 미국에서는 요즘 포럼이든 심포지움이든 어딜 가든 IRA가 하나의 세션으로 자리잡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진다. 그만큼 업계에서 인식하고 있는 중요도가 높다.


3. Business Development Deal 

BD딜 즉 라이선싱딜의 파워게임에서 sell side보다 buy side 쪽에 조금 더 힘이 실렸다. M&A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불황속에서 기술이나 기업의 밸류가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라이선싱딜에서는 buyer의 권리범위가 더 확대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장이 좋을 때,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cell threapy든 gene therapy든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텍(seller)의 목소리가 컸다. 그러므로 빅파마(buyer)가 라이선스인을 하더라도 판권은 미국 이외의 국가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미국판권도 빅파마가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낮아진 기업/기술 밸류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달라서 협상이 결렬되는 사례도 많다.


4. VC 투자

VC 즉 벤처캐피탈 투자 쪽은 아무래도 shifting from platform to asset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가끔 헷갈려 하는 분들이 있는데, 바이오제약업계에서 asset이란 말은 흔히 drug 제품으로 사용된다). CRISPR 같은 플랫폼이 각광을 받던 몇년 전에 비해 지금 장에서는 임상단계에 있는 drug pipeline (즉, asset)이 있는지 여부가 아주 중요해졌다. 보수적으로 바꼈다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Series A 파이낸싱 즉, early stage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아래 그림이 보여준다.



경험상 투자 협상 테이블에 들어가면 실제로 가장 민감한 안건은 기업가치이다. 장이 좋을 때 기업가치를 부풀려 놓은 상태에서 다음 라운드 펀딩 들어갈 때, 높게 책정된 기존가치를 지금 장에서는 인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step-up multiple이 1x로 고정되는 경우가 아주 많고, 아예 discount 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 그렇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피투자사에게 cash runway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피투자사도 이를 늘리기 위해 경비 절감 계획을 투자자에게 상세히 전달한다. 

사실 여전히 펀드 조성은 잘 되고 있고, 업계에 현찰은 많다. 다만 지금 장에서는 임상 단계나 직전에 있는 기술이 탄탄한 업체들에 대한 몰빵이 이뤄지고 있다. 부익부빈익빈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고, 초기 단계의 혁신은 당분간 그 성장세가 주춤할 거라 본다.

여담이지만 한국 이야기도 꺼내보자면, 한국 VC 트렌드는 미국향인 것 같다. 요즘 미국에 공동투자 할 만한 건이 없냐는 연락을 종종 받는다. 그리고 실제로 한국 VC들이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 창업한 미국바이오텍에 투자하는 건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그간 한국에서 상장한 바이오업체들이 (엄청난 기업가치로) 상장 후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지 못하거나 사기에 가까운 결과에 당착한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미국을 노린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2-3년 정도는 미국에 있는 한국인 창업 회사가 한국 VC들에게 투자 받기 매우 좋은 여건이 지속될 것 같다. 그 이후에는 한국 VC들도 여느 미국 VC들과 함께 미국업체들에게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고, 이후에는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려 5년 후 정도에는 equilibrium이 형성되지 않을까 한다.


5. 바이오 기술 트렌드

작년 올해 최고의 키워드는 ADC다. Antibody-drug conjugate. 작년 ASCO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주인공 Enhertu 역시 Daiichi Sankyo가 개발, AstraZeneca가 사온 ADC이다. 그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으며, 올해 가장 큰 M&A인 Pfizer의 Seagen 인수($43B)도 바로 ADC 기반의 항암제를 노린 것이다. 

나는 이 ADC 트렌드를 '보수적 혁신'이라 부른다. Cell & gene therapy (CGT)로 대표됐던 최근의 혁신들이 약간 주춤해 짐에 따라 기존의 모달리티인 저분자화합물과 항체가 다시 부각된 측면도 없지 않고, 이 둘을 연결하여 만든 점진적 혁신의 산물인 ADC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계와 스타트업에서는 CGT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기존 CAR-T로 대표되는 세포치료제의 문제점과 CRISPR-Cas9으로 대표되는 유전자치료제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키워드다. 투자할 때도 이런 허들극복의 차별성을 눈여겨 본다.

먼저 CAR-T의 경우 FDA에서 Kymriah와 Yescarta가 승인 받고 암환자들에게 매우 고마운 존재로 자리잡았지만, 기존 autologous 기법이 지니는 한계, 이를 극복하기 위해 allogeneic이 많이 시도 되고 있지만 이의 한계, 그리고 CAR-T의 태생적 한계들이 적잖이 드러났다. CAR-NK 같은 다른 종류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방법도 몇 년 전부터 떠오르고 있지만, 내가 꼽는 22/23년의 트렌드는 in vivo 다. 기존의 ex vivo CAR 요법에서 오는 한계를 in vivo로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유전자편집툴과 이를 T세포나 조혈모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전달플랫폼이 중요하다. 자연스레 유전자치료제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유전자치료제Spark Therapeutics의 Luxturna 같이 유전자를 통으로 넣어주는 gene replacement 방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CRISPR 유전가가위와 같은 유전자편집이 많이 거론된다. 유전자편집툴은 2010년대에 가히 폭발적인 발전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1세대 CRISPR-Cas9, 2세대 base-editing, 3세대 prime editing, 4세대 gene insertion으로 내 마음대로 나눠봤는데 아마 업계에서도 큰 이견을 없을 것 같다(기존의 restriction enzyme이나 zinc-finger, TALEN 이후 시점 기준). 각 세대별로 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지금은 이 회사들이 전부 1-4세대 기술을 모두 보유하며 진흙탕 전쟁으로 가는 추세다. 이런 편집툴도 중요하지만 내가 꼽는 키워드는 delivery이다. 목표한 기관, 조직, 세포로 제대로 약이 전달돼야만 편집을 하든 하기 때문이다. 앞서 in vivo CAR에서 다룬 것과 같은 맥락이다. 원래 AAV가 많이 쓰였고, 코로나 이후로 LNP가 부상했으며 지금은 virus-like particle (VLP) 등 새로운 플랫폼도 개발되고 있다. 

AAV, LNP에 관심이 많아서 언제 기회가 되면 이것만 따로 다뤄보고 싶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AAV는 이 바이러스 캡시드 자체에 우리몸이 항체를 형성해버려서 재투여가 힘들고(혹은 이미 항체가 있는 사람들도 있어 첫투여조차 힘든 경우 있음), 또한 캡시드에 넣을 수 있는 유전자 사이즈가 4kb 정도 밖에 안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합성생물학 업체들이 달려들고 있다. George Church랩에서 나온 Dyno Therapeutics가 선두주자이며, Ginkgo Bioworks도 최근 StrideBio를 인수하며 AAV 디자인에서 합성생물학 선수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AAV가 LNP에 비해 가지는 장점은 DNA를 잘 나르고(지금껏 개발된 LNP는 대부분 mRNA 전용), 이를 핵으로 전달시키는 효율이 높고(원래 바이러스가 그런 친구라서), 간 이외의 기관으로의 전달성이라고 본다. 내가 꼽는 AAV 키워드는 재투여(redosable)의 성공여부다.

LNP는 코로나로 인해 전 지구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되어버렸다는 장점이 있다. LNP는 AAV 대비 여러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허들은 역시 target specificity다. 대부분 간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 LNP가 간으로 가는 이유는 일단 IV(정맥)로 주사되면 간으로 혈류가 많이 가기도 하지만, LNP 자체가 지질이다 보니 간은 지질을 처리하는 곳이고, 무엇보다도 LNP는 혈류에 주입되면 혈중단백질이 LNP를 둘러싸며 코로나를 형성하는데 이때 ApoE라는 단백질이 상당히 많이 붙게 되고 이 단백질이 간세포의 LDL 수용체에 의해  LNP를 흡수되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NP에 다른 세포나 조직으로 가게 하는 ligand를 conjugate 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지질 성분을 바꿔 다른 종류의 단백질코로나를 형성하게 하는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혹은 LNP에 실리는 payload 자체에 특정 세포 specific promoter를 달아 그쪽에서만 발현되게 하는 연구도 많다. 어쨌든 키워드는 간을 넘어(extra-hepatic)다. 

AAV랑 LNP는 정말 따로 한번 다뤄보려고 작년부터 생각 중인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큰 맥은 짚은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이상 23년 상반기 기점 바이오제약업계의 트렌드를 시장부터 기술까지 간략히 살펴보았다. 내가 겪은 것들, 들은 것들, 읽은 것들을 바탕으로 작성한 거라 일부 왜곡된 정보가 있을 테다. 그래도 큰 틀에서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미국 IRA (Inflation Reduction Act) 이후 바이오 업계의 대응 - "down to earth version"

작년 2022년 바이든 정부의 IRA 발표 이후 미국 바이오제약 업계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세부법안은 Medicare Part D 즉 처방의약품에 대한 내용이다. 제약회사가 개발하는 대부분의 약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IRA를 통해 약가인하를 이루고자 하며, 블록버스터 처방의약품이 우선대상이다. 골자는 저분자(small molecule) 의약품 출시 9년 후, 바이오의약품 출시 13년 후 약가격 재협상 대상이 된다는 것. 예외도 있다: "an orphan drug with one designation is excluded from price negotiation".

전반적인 분석을 다룬 리포트들이 많은데, 나는 이곳 보스턴의 현지 바이오텍이나 VC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들은 그들의 실질적인 대응을 간단하게 요약해봤다. Down to earth version.

1. Small molecules vs Biologics
아무래도 9년 vs 13년 때문에 투자자들이 small molecule 개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실제로 NPV 구할 때 저 기간 후 cliff를 엑셀에 적용시킨다. 그런데 대세에 영향이 있냐고 물으면 그것까진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특허 cliff 기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이제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두 가지 옵션이 있다면 4년 더 보장해주는 선택지로 기울긴 할 거다.

2. 적응증 확장? 노노
상기한 예외 규정 때문에 일어나는 반응이다. Alnylam은 Amvuttra의 희귀 유전성 눈 질환인 Stargardt disease 적응증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Amvuttra (Vutrisiran)는 작년 6월 승인 받은 유전성 아밀로이드증 siRNA 치료제다. IRA에서 "한 가지" 적응증만 가지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가격협상 예외로 규정했기 때문에, 이 예외에 속하려면 다른 적응증 개발은 실익이 없다는 회사측의 판단이었다. Eli Lilly의 LOXO-388도 마찬가지. 같은 맥락에서 하나의 희귀질환만 노리는 바이오텍이 우후죽순으로 생길 거라는 전망도 있다.

3. 빅파마 적응증 재정비
저 협상기간은 적응증별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의약품별로 정해진다. 즉 하나의 약이 여러 개의 적응증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첫 번째 적응증 출시 이후 9년/13년이 지나면 그 약은 적응증 불문 협상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큰 시장을 지닌 파이프라인을 앞당기는 추세다. 원래 빅파마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적응증으로 먼저 임상 해보고 결과가 잘 나오면 큰 적응증으로 확장시키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 수순을 뒤집어 놓고 있다고 한다.

4. 약가 인하 정책으로 약가 인상
가격 협상 전까지 수익을 최대한 당기겠다는 빅파마의 가격전략도 들었다.

내 실무에는 어떻게 적용되나. 엑셀로 DCF 돌릴 때 협상기간 신경쓰고, 투자처 미팅할 때 IRA 대응전략 물어보고, 아직은 이 정도다.

2022년 12월 29일 목요일

뭣이중헌디

페이스북 2022.12.24. 게시물 

한국 뉴스를 보는데 곳곳의 폭설 소식이다. 올해는 보스턴의 눈을 한국이 가져갔구나 생각으로 보다가 심각한 상황에 이내 엄숙.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이 있다. 어떻게든 출근하려고 미끌거리며 끌고가는 차들, 어떻게든 등교하려고 엄마손 잡고 무릎까지 찬 눈을 밟고 나아가는 학생들. 다른 소식을 보니 3호선 어느 구간에 화재가 있어 상당 시간동안 운행이 중단되니 버스로 몰린 직장인들, 칼같이 추운 날씨에 꽉찬 버스를 40분 동안 보내면서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에 보스턴 오기 전 내 모습이 겹친다. 

예전에 미국에 한번씩 놀러가면 유학생 지인들에게 한국에 오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뭐 미국이 좋을 수 있지. 그런데 이유는 한국에 있었다. 너무 빡빡해서. 팍팍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게 이유라서 오기 싫기까지? 라고 생각했다. 

종종 유학하던 지인들이 한국에 와서 미국은 어쩌네 하는 소리가 그닥 달갑지 않았다. 해서 미국에 살면서도 최대한 그런 주제에는 신중해지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심각한 이야기 아니다.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이야기.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는 '안전'이나 '가족' 같은 것이라는 평범한 이야기. 

'안전' 

많은 한국 회사들이 안전을 표어로 내건다. 본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곳 보스턴은 눈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6년 전 처음 이곳에 나올 때도 쫄아서 왔다. 물론 눈이 잘 오더라. 근데 이 정도에 아침 라디오에서 주지사가 재택을 권고한다고? 제설도 기가 막히게 하는 곳에서. 근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가치는 근성이 아니었다. 직원들,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한국의 회사들은 안전을 내세우며 수칙을 아주 멋지게 만들고 이를 근사하게 디자인해서 작업장 입구에 쌔끈한 간판으로 내걸며 아이템도 잘 나눠준다. 정작 눈 따위에 출근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출근했다고 한들 자랑거리도 못된다. 박대기님 정도 되면 살짝 으쓱거릴 정도.

'가족' 

보스턴이 라성이나 뉴욕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교통체증이 있다. 그런데 왜 퇴근 정체가 오후 3시부터 시작되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학교가 보통 그때면 끝난다. 그러면 아이들 챙기러 가는 부모들이 많다. 직장에서 이걸 건드리지 못한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가서 밥줘야 된단다. 지금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어라 할 정도로 나도 적응을 했나보다.

뭣이 중한가. 

우리나라에서는 근면, 근성으로 대변되는 노동시간과 태도. 물론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일하는 분들도 많다. 우선순위의 문제다. 뭐가 우선이지? 생계에 직결되지 "않는" 노동시간에 대한 가치가 아직까지 높이 여겨지는 건 지난 몇 십년 간의 한국발전사를 돌이켜보면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제 우리도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나.

미국은 어떻게 보면 칼같이 살벌한 곳이다. 성과를 두고 늘 살얼음판이다. 직군에 따라 근로시간이 짤없는 곳도 물론 많다. 다만 우선시하는 가치를 일단 보장해주고 이후에 결과를 따진다. 우리나라도 역병 덕(?)에 재택이라는 시스템이 꽤 많은 검증을 거쳤다고 본다. 물론 나는 대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으로 최소한의 스킨십은 있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굳이 교장의 재량으로 단축이나 휴교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폭설에 등교시켜야 했을까. 아니 교장이 휴교를 했다면 부모들은 가만히 있었을까. 

전체 컨텍스트도 모르고 나만의 관점에서 대책없는 소리를 끄적여봤다. 그래도 반복적으로 가져오던 생각이기에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이야기한다. 우리 이제 선진국이잖아. 특히 안전에 대해서는 이제 사후 약방문의 대처는 좀 아니다 싶잖아 다들. 

모두 가족과 안전하기 바라며 메리크리스마스를 바라며 이브에 소주 몇 잔하고 산타를 기다리며 남기는 글.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이양역지(以羊易之) - 어떤 이를 안다는 것

페이스북 2022.6.7. 게시물

이양역지(以羊易之) - 어떤 이를 안다는 것

제나라 선왕이 제물로 끌려가는 소를 가여이 여겨 양으로 바꾸라고 지시한다. 이에 맹자는 양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씀드린다. 맹자가 해석한 선왕의 소와 양에 대한 태도의 차이는, 소는 직접 봤기 때문에 불쌍히 여겼다는 점에서 기인하다. 보지도 못한 양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 터다. 앎과 알지 못함.
길을 가다 유기견을 보면 가엾은 떠돌이개, 혹은 무서운 야생개 정도로 여기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다반사다. 동물농장에서 어떤 유기견의 사연을 몇 십 분 보노라면 어쩔 땐 눈물이 날 정도로 먹먹하다. 앎과 알지 못함.
잠깐 스쳐간 상사 중에 부하직원에 대한 정보는 주변에서만 캐고, 정작 그 부하직원을 통해서 인생이나 경험에 대해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 분이 계셨다. 사회생활에서 꽤나 힘든 시기였다. 그분의 의도가 그러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분에게 부하직원은 소가 아닌 양일 뿐이었다. 알지 못함.
반면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할 때 당시 사장님께서 전 직원들에게 돌리는 이메일 중에 기억나는 문구가 있다: 어떤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 사람 인생 전체가 오는 것. 사회 초년생인 나의 가슴을 울리는 말이었다. 앎.
정작 나는 직장 동료들이 걸어온 인생을 알려고 하고 있는지 수시로 자문한다. 사람이 좋아 생기는 궁금함, 그로부터 오는 앎, 앎에서 깊어지는 공감. 공감이 기반이 된 공동체라야 일할 맛이 났다. 끝까지 알기 싫은 사람도 있는 건 함정.
굳이. 직장에서 굳이. 직장에 대한 가치관은 국가별, 세대별, MBTI별 등등등등 너무 다양하다. 다만 누가 곁에 있든 그 사람은 내 상상이상의 인생의 깊이가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자아.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육아 건강일지 - Lymphatic Malformation

기록 

첫째 딸

1/27/2022 목
- 어제 밤에 정상, 대변도 정상
- 오늘 아침에 눈 뜨니 열 많이 남(~39.4도/103도) 730AM
- 막시부펜 6 ml 먹임(한국서 가져온 것) 750AM
- 그 사이 코로나 at home 간이 테스트 했는데 음성
- 배 아프다고 하기 시작 8AM 근처
- 죽 먹고 백초시럽(정장제) 먹고 토함 10AM
- 열도 다시 올라서 막시부펜 또 먹임 정오 근처; 바로 토함
- 아파서 계속 누웠다 잤다 일어났다 반복 오후에 한번 더 토함
- 그런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 해서 맹장 의심
- 오후 4시 정도에 MyChart 소아과에 메시지 남김
- 답 없어서 urgent care 결정(급할 때는 소아과 mychart에 남기지 말 것)
- UC에서는 소아전문의 없대서 Mt Auburn ER 추천했는데 우리는 Boston Children’s Hospital ER로 옴 6PM
- 증상 말하고 이사람 저사람 왔다갔다 하고 열재보더니 101도라 타이레놀 줘서 먹임
- 그리고 방 옮겨서 이것저것 보더니 진통제랑 메스꺼림 없애주는 약 투여
- 맹장 확인용으로 1. 혈액 검사 2. 초음파 하는데 초음파부터 먼저 함
- 초음파 상당히 오래 했는데 맹장은 아니고 대장에 어떤 fluid 가득 찼는데 처음에 이게 torted ovary 일 수도 있다며 계속 관찰(이 경우는 수술해야), 아니면 바이러스성 장염
- 결국 초음파로는 못 알아내겠다며 혈액검사 결과 보고 CT나 MRI로 판별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함
- 그리고 병실로 돌아와서 혈액채취 함(이후 0.9% NaCl 링거) - 한 시간 정도 결과 대기
- 그 사이 의사와서 자기 판단으로는 어려서 ovarian tortion일 확률은 낮아보이고 아직 맹장일 수도 있다고 함(초음파로 맹장 확인 못했다고); 그래서 혈액검사 결과 보고 MRI 여부 결정 예정 
-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 높아져 있어 감염 같다고는 함; 그래도 맹장인지 확실히 모르니 의사 번갈아 가며 와서 눌러보고 판단할 거라고 함 11PM
- 결국 의사 한명만 오고 맹장인지 모르겠다며 MRI 결정. 딸이랑 나만 들어가서 촬영(촬영시간 net 30-35분)
- 마치고 돌아와서 대기(결과 나올 때까지 음식, 물 안된다고 해서 딸 매우 힘듦) as of 2AM
- 의사소견은 lymphatic malformation인데, 성인 주먹 정도 크기의 무언가가 오른쪽 아랫배에 보임. 이게 interventional radiologist가 아침에 출근해야 어떻게 할 건지 알 것 같다고 함 as of 2:30AM
- ER에서 본동으로 올라가 입원하고 수액(KCl+NaCl+Dextrose) 맞고 경구로 타이레놀 투여(아침에 사진 다시 찍을 수 있으니 음식 물 안되는데 약만 된다고 함
- 4-5AM 정도 취침(취침 후 기상 전까지 의사들 몇 명 와서 상태 체크, 간호사 수액 체크)
- 아침 10시경 기상. 수액 덕인지 활기 찾음
- 1PM 정도까지 그냥 수액/vital 체크
- 1PM 정도에 어제 최종 의견줬던 여자 의사 방문해서 지금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함
- 2PM 좀 넘어서 NP와서 아마 오늘은 결정 못 내릴 것 같고 며칠 후에 다시 논의해보자고 함. 다만 전문가들이 지금 생각으로는 수술보다는 intervention (drain - sclerotherapy로 액체를 직접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관확장제 같은 거 처리해서 뚫어주는 것 같음) 정도 권유하는 듯 함. 오늘은 이제부터 먹고 마시는 것 가능하고 이게 잘 되면 일단 퇴원하라고 함. 다만 림프관이 부은 것이 바이러스 감염 때문인 것 같으므로 잘 먹고 마시는 것 확인하고 열 확인하고 가라고 함. 그리고 세균 cross contamination 될 수 있으므로 항생제도 처방할 것이라고 함.
- 결국 6시 넘어 퇴원. 그런데 항생제 처방을 따로 받지는 않음(다른 간호사 말로는 맹장이 아니니 필요 없다고). 다만 그 사이 항생제를 링거로 투여하긴 함. 
- 다음 주 중에 병원에서 연락올 것임.
 
1/31/2022 월
월요일에 바로 연락와서 2/9/2022 오후 4시로 예약 잡음

2/9/2022 수
- 본동 2층 Interventional Radiology 에 가서 체크인 하고 바로 NP 만남. 지난주 경과 질의응답. 
- 곧 의사 들어와서 상황 설명해줌(Dr. Padua)
- 본인 및 본원은 이 증상(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경험이 많다고 말함
방법은 총 3 가지 (구체적으로는 4 가지)
  1) 그냥 지켜보기: 그냥 둬도 큰 문제는 아니지만 바이러스 감염 때마다 다시 부어오를 수 있음
  2) 시술(procedure): 기본적으로 마취 후 invasive 하게 관으로 항생제(doxycycline으로 추정; 항생 역할보다는 산성으로 scar 내는 역할 한다고 함) 처리 해서 부은 림프관을 reconfiguration 해줘서 자연적으로 drain 되도록 함(scar 생기면 조직 재생되면서 벽을 형성해 더 이상 부은 곳으로 림프액 유입이 없도록 하는 것 같음. 정확히는 모르겠음). 시술 후 부작용/pain도 타이레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함
     2-1) 입원 없이(out-patient) 2-3시간 정도 시술을 6-8주 간격으로 몇 차례 진행
     2-2) 3일 정도 입원해서 intensive하게 진행
  3) 수술: 부은 조직 아예 제거
   --> 2, 3 방법도 재발의 가능성은 있다고 함. 아주 작으면 확인도 힘들고 제거도 힘드므로. 재발은 decade 후일 수도 있고 확실히 모름
- 간단한 초음파로 재확인했고, 붓기는 가라 앉았으나 아직도 직경 4-5 cm 정도로 확실하게 보임. 그래도 피부 근처에 있어서 시술은 수월할 것이라고 함.
- 의사 뉘앙스는 2-1을 추천하는 듯 했고 우리도 2-1로 진행하기로 결정. 몇 차례 진행하느냐 질문에 그건 경과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함. 아마 3월 내로 첫 시술 가능할 것 같음. 일정조율로 전화 준다고 함

*참고: 증상 및 치료 정보
(이중 눈여겨 본 부분: Generally,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can be treated effectively and usually do not recur. Mixed and mi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are often more difficult to treat as they do not respond as well to conventional therapies. There is a risk of recurrence of lymphatic malformations regardless of the treatment choice. Mixed and mi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are more likely to recur and may require repeated therapies. In some cases, lymphatic malformations require lifelong therapy.

Sclerotherapy is a procedure in which a solution called a sclerosant or sclerosing agent, is injected directly into the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 This solution causes scarring within the lymphatic malformation, which eventually causes it to shrink or collapse. Most moderately sized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can be easily treated with sclerotherapy. Although the popularity of sclerotherapy for lymphatic malformations is increasing, there is no specifically favored or agreed upon sclerosing agent used. Agents that have been used include alcohol, bleomycin, picinabil (OK-432), doxycycline, acetic acid and hypertonic saline. Sclerotherapy may require multiple sessions to be effective, especially in extensive malformations.)

*논문 이것저것 찾아보니 수술한 사례는 한국에서 보고된 것이 있었음
    - 삼성병원(성균관대) 2015년 논문: https://synapse.koreamed.org/articles/1071954 

3/9/2022 수
- Procedure 하러 옴
- 이틀 전(3/7)에 병원 주차장에서 코로나 검사 받고(양성일 경유 6-8시간 후 전화 오는데 연락 안옴 - 음성), 어제 밤 12시까지는 solid food 가능, the night before에 로션은 불가능, 아침 7시까지 clear liquid (물, 100프로 사과주스)는 가능(9시 시술 시작이라 그전 2시간 기준)

- 전신마취(general anesthesia) 후 주사 찔러서 contrast 넣고 초음파로 보면서 fluid drain하고 이후에 doxycycline 넣어서 irritation 줘서 조직이 close down 돼서 더 이상 fluid 못 들어오게 함
- 시술 1-1.5 시간 예정
- 마취 깨는데 recovery 몇 시간 걸릴 수도
- 내일까지는 마취 후유증(피곤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하고 내일 유치원 가도 되지만 부모님 판단
- 97프로 후유증 없고 3프로 정도 doxycycline 등 미미한 후유증 있을 수 있다고
- 버블도 남을 수 있어 follow up 필요(?)
- 시술 몇 주 후에 경과보고 시술 더 필요한지 결정

시술 2시간 정도 진행(930AM-1130AM)
- 코로나 때문에 부모는 family waiting room (3층)에서 대기하다가 시술(2층) 마치고 recovery room (2층)으로 감
- 일단 성공적이라고 함
- 다만 “interesting” 한 것은 오른쪽은 cyst가 없어졌다고 함. 아마 bleeding으로 혈액이 doxycycline 역할을 했을 수도 있음
- 오히려 왼쪽에 cyst 발견해서 시술 시행
- 80 cc drain / 35 cc reinjection / doxycycline 10 mg/cc - 총 350mg 
- 왼쪽 발견한 건 행운이라고 함
- 6-8주 뒤에 지켜봐야 함
- localized 인지 systemic 인지는 지켜봐야 하고 의사의 직관으로는 일단 배 부위에만 국한된 걸로 예상
- systemic일 경우에는 오늘 같은 시술과 약물치료(라파마이신 등)가 병행돼야 할 것

- 시술하면서 진통제랑 anti-nausea 처리 
- 목에 튜브 끼워서 호흡(깨면 목 아플 수 있어서 아이스크림 등 시원한 것 먹이라고 함)
- 딸은 시술 직후 좀 깨서 잠결에 배아프다고 해서 몰핀 추가 투여(집에 가서도 아프면 타이레놀은 괜찮다고 함) — 계속 잠 
- 첫 이틀은 매 6시간 마다 acetaminophen 160 mg / ibuprofen 100 mg 같이 복용 (수술하면서 오전 11시에 첫 투여)
- 오늘은 크리미 혹은 매운 건 먹이지 말라고 함(우유도 안됨)
- 목욕은 가능은 하다고 하나 가능하면 샤워로 
- 배 아직 좀 아프다 해서 310PM 에 타이레놀 200 mg 먹음 —> 다른 간호사 말로는 타이레놀은 4시간마다 먹어도 된다고 함
- 타이레놀 직후 아이스크림이랑 과자 몇 조각 먹었는데 바로 토함 —> 타이레놀 안먹은 걸로 치라고 함
- 타이레놀은 4시간마다 가능한데 이부프로펜 복합으로 먹으면 헷갈릴까봐 그냥 동시에 6시간 간격으로 먹으라 했다고 함
- 아마 nausea 때문에 토한 것 같아 IV fluid (그냥 수액) 주면서 anti-nausea medicine도 같이 주입
- 이후 420PM 정도에 물 두 모금 먹고 안토해서 (440PM 기준) 퇴원 준비

5/17/2022 화
시술 후 체크업 w/ Dr. Padua

- 초음파만 잠깐 진행
   cf. 얼마 전 ER 갔던 변비는 좋아졌다고 함 thanks to MiraLax
- 오른쪽은 lymphatic malformation 완전 없고
- 왼쪽은 여전히 residual 남아있음



- 선택은 한번 더 시술 할 수도 있고 지켜보는 방안도 있어서 지켜보는 걸로 — 6개월 후 한번 보고 그 뒤로는 1년 이후
(의사에게 물었다. 오른쪽이 아파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됐는데 막상 시술 당일 오른쪽은 없어져 있었고, 지금도 오른쪽은 멀쩡한 것이 tricky 한 거 아니냐. 오히려 시술 당일 발견한 왼쪽은 시술을 했는데 막상 지금도 저 정도로 남아있으면 이또한 tricky 한 것 아니냐. 솔직히 의사의 대답은 그냥 둘러대는 느낌. 그래서 시술보다는 일단 지켜보는 걸로 택함)
- 배아프면 완전 응급상황 아니면 ER 말고 radiology로 오라고 함(NP Christina Allcox, 857-218-xxxx;  Urgent 617-355-7243 / pager 0434) — 24시간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아침에 전화하면 오후에 넣어줄 거라고 함(병력 있으므로)
- 6개월 후 예약은 일단 9월 정도까지 연락 없으면 617-355-6843 으로 연락하라고 함


후기

1월 응급실에서 "malformation"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말그대로 하얘진 정신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떨리는 손에 쥔 폰으로 lymphatic malformation을 검색해서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심각한 병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와이프와 그나마 안도했던 기억이다. 

아이는 시술 후 같은 이유로 통증을 호소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면역 과반응이라 감기 등 면역이 활성화 되는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거라, 또한 시술로 영구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늘 염두에는 두고 있다. 더군다나 흔한 증상이 아니라 의사도 설명이 깨끗하진 않다. 논문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그나마 보스턴이어서, 그리고 Boston Children's Hospital이 Harvard Medical School 병원이라 의사의 권유를 어느 정도 신뢰하고 따라갈 수 있었다. 고맙게도. 

내가 살면서 이토록 당황한 적이 없다. 아이가 아픈 상황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하지만 경중을 떠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은 어떻게든 마주하게 될 테고, 그럴 때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많이 공부해야겠다.




2022년 2월 21일 월요일

어린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한 이유

오늘자 WSJ에 The Science Behind Why Children Fare Better With Covid-19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애아빠로서 늘 궁금했지만 굳이 찾기는 한편 귀찮았던 터라 냉큼 읽어갔다. 부제는 Children’s innate immune systems help fend off the virus more effectively than those of adults이다. 즉,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했던 이유는 선천면역 (innate immune systems) 덕이라고 한다. 


영향력 높은 저널인만큼 전개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했다. 하지만 심각한 증상을 보인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나았다. 몇몇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더 발달된 선천면역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후천면역도 중요할테니 백신 맞자." 




하지만으로 점철. 하지만 이해 됨.


기사에 나온 두 연구 논문을 찾아봤다. 뉴욕의 The Children's Hospital at Montefiore and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의 Besty Herold 팀에서 발표한 논문이었다. 


첫 논문은 2020년 10월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IF 2020 = 17.99)에 게재된 Immune responses to SARS-CoV-2 infection in hospitalized pediatric and adult patients라는 제목이다.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한 성인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면역반응을 비교한 결과, 입원 1주 후  IL-17AINF-γ가 연령과 반비례, 즉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보였다고 한다. 3주 이상 지나서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CD4+ T세포 반응은 어른에서 더 좋았다. 중화항체도 어른이 better. 이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아이들은 선천멱역이 더 좋아서 강하다'가 아니라, '어른들이 더 취약한 것은 후천면역이 약해서는 아니다'이다.


다음은 같은 그룹에서 2021년 4월 JCI Insight (IF 2020 = 8.315)에 발표한 Natural mucosal barriers and COVID-19 in children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여기서는 환자들 코로나 테스트 스왑에서 샘플 추출하여 RNA-seq, qRT-PCR 등으로 유전자 발현을 정량했다. 결과 IFN 신호전달 관련,  NLRP3 inflammasome 관련, 기타 선천면역반응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아이들에게서 높았다. 다시 한번 아이들의 선천면역, 특히 강력한 면역력을 지닌 콧물이 코로나 감염 초기 일선방어에 기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논문 서론에서는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한 다른 가설들도 쭉 나열하고 하나씩 기각하고 있어 거시적인 시각으로 볼 만하다. 관심있으면 아래 발췌부분 정도는 읽어보시길.


Epidemiological studies have consistently shown that children infected with SARS coronavirus 2 (SARS-CoV-2) have a milder clinical course with significantly less morbidity and mortality than adults. The CDC estimates that approximately 1.2%–3.3% of total hospitalizations and less than 0.21% of deaths from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are in children. This experience is in contrast to other respiratory viruses, such as influenza or respiratory syncytial virus, where disease manifestations in children are often more severe than adults. 

Several hypotheses have been proposed to explain why children are protected from more severe outcomes with COVID-19, including differences in expression of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 the receptor for viral entry, resulting in lower viral loads; presence of antibodies to common cold coronaviruses that might provide partial protection; and a more robust innate response early in the course of infection that mitigates against a vigorous adaptive response. 

However, recent studies have shown that ACE2 expression is not reduced in children and may actually be lower in adults. Surveys of children infected with COVID-19 have found that the amount of SARS-CoV-2 RNA detected in nasopharyngeal (NP) swabs is at least as high in children compared with adults. It is also unlikely that antibodies that are cross-reactive to other viruses explain the clinical differences, given that we previously found that antibody levels to other common cold human coronaviruses (229E, NL63, HKU1) were similar in adults and children. In addition, although common cold coronavirus antibody levels may be boosted in response to SARS-CoV-2 infection, they do not provide protection.


여전히 의문인 점은 독감 같은 다른 질병에는 왜 아이들이 더 증상이 심하지? 진화적으로 인플루엔자보다 코로나의 분자패턴에 대해 선천면역이 더 잘 반응하도록 되어있나? 


아무튼 WSJ 기사에서는 호주의 다른 그룹 결과도 일부 언급했고, 코로나 선천면역에 대한 큰 범주에서 결론은 유사하다.


오늘의 설약: 아이들의 강력한 콧물과 선천면역이 코로나 저항성에 기여했다.


이렇든 저렇든 다들 건강하게 조금만 더 버텨냅시다.


References

Toy, S. (2022, February 21). The science behind why children fare better with covid-19. The Wall Street Journal. Retrieved February 21, 2022, from https://www.wsj.com/articles/the-science-behind-why-children-fare-better-with-covid-19-11645452003 

Pierce, C. A., Preston-Hurlburt, P., Dai, Y., Aschner, C. B., Cheshenko, N., Galen, B., Garforth, S. J., Herrera, N. G., Jangra, R. K., Morano, N. C., Orner, E., Sy, S., Chandran, K., Dziura, J., Almo, S. C., Ring, A., Keller, M. J., Herold, K. C., & Herold, B. C. (2020). Immune responses to SARS-COV-2 infection in hospitalized pediatric and adult patients.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2(564).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abd5487 

Pierce, C. A., Sy, S., Galen, B., Goldstein, D. Y., Orner, E., Keller, M. J., Herold, K. C., & Herold, B. C. (2021). Natural mucosal barriers and covid-19 in children. https://doi.org/10.1101/2021.02.12.21251310 








2021년 3월 12일 금요일

BU PEMBA Case Competition 2021

I had a chance to team up with great folks from the MBA program at BU in order to participate in Boston University Questrom School of Business' annual case competition. This was the first attending for me and all of our team members who were about to graduate this spring or fall. I had invited Youngbin who has shown efficient and reasonable approaches over the course of MBA (and is my soju mate), then Minish who has great skillsets for data analysis, slide deck composition and passion to work, and Carolyn who takes everything proactively and makes any process operating go in a smooth and effective way as a whole. We admitted our work would be clumsy to some extent given the first participation, but at the same time humbly called ourselves 'dream team' as we had been through the MBA program all together since fall 2018 at Thompson Island and had acknowledged each other's virtue. 


The competition is a 2-day event that is literally intensive. With the peculiar situation due to the pandemic, this year's event went through Zoom. The entire itinerary was following (excerpted from the guidance email from Questrom School of Business):


1) Case study: You will be receiving this on Wednesday night 2/17 at 5 pm (EST) and here is the prompt (with the client’s name removed): Design a sustainability plan of action for the client. In terms of breaking this down into smaller portions, please use some of the questions in the final paragraph of the case: 'How should the protagonist in the case take the client from where the company is now to where they want to be in 2025? How well does the client’s sustainability program fit in with their commitment to ESG? Should the protagonist broaden the existing program? What else is there that the client could be doing better? Programs take time to implement and 2025 is less than five years away.’


2) Mentor: On the Google doc (whose link is here), we’ve assigned your Mentor, with his / her / their email address. To be respectful of everyone’s time, the Mentors will be available from 2:30 - 5:00 pm on Friday (only), please.


3) Schedule: Below is the master schedule. The Zoom invite is below, too, just to be on the safe side. 


Key times for Friday, please: 

8:00 - 8:30 am: Kickoff Session / Competition Overview. Dean Fournier will be providing opening remarks

2:00 - 2:30 pm: Live Q&A session with the client. However, the client participants will be *different* executives than those judging the Finals. (Same Zoom link as Kickoff Session)

2:30 - 5:00 pm: Virtual mentor meeting. Please set up your own links with your Mentor (i.e., Zoom, Google Meets, MS Teams)


For Saturday, please:

8:00 am: Please post your 15 minute presentations to QuestromTools and *SEPARATELY* email to gstoller@bu.edu

8:30 am: We’ll randomly set presentation order. Please only attend your 15 min slot. If your team arrives early, please keep your computer on audio & video mute and turn off the volume. To avoid people getting confused, we’ll provide the Saturday Zoom link separately. (We’ll be running 2 rooms simultaneously with five teams / breakout room for the Semi-Finals).

11:30 am: Finalists announced and Judges will provide feedback for non-advancing teams

2:00 pm: 4 Finalists should post revised slides to QuestromTools and again *SEPARATELY* email to gstoller@bu.edu, please

2:15 pm: Finalists present via a randomly generated presentation order. 20 minute presentations. 

5:30 pm: Remo reception, whose link is here


The client's case was released on Wednesday night which was two days before the competition day.  The client turned out to be Waters Corporation (NYSE: WAT), Milford, MA-based lab instrument company that has more than $2 billion of annual sales. The theme was about sustainability strategy. It is something hot these days and we all know this is so important for the planet and our offspring, but honestly, it has never been taken seriously at MBA. This means, the topic was not an easy toy.


Fortunately we won the first place in the end. Eleven teams took part in, and I found that all of the works were really great. I think the results were totally up to particular circumstances and luckily we resonated with the client at that point. 


I would not reveal the client's case but like to publish our team's output. I appreciate all the team members have agreed that any one of us would be able to publish it without redaction. Also, thank you again Youngbin, Minish, and Carolyn for being together on this once in a lifetime experience. 

































 



2021년 1월 31일 일요일

GameStop 사태 (Robinhood, Reddit, Short Selling)

이번 주 미국장은 말그대로 혼돈의 카오스였다. 그 중심에 GameStop과 AMC가 있는데, 특히 GameStop이 현재 미국장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는 건이다. 

GameStop(NYSE: GME)은 올해 2021년 1월 초만 해도 $20 근처의 주식이었는데, 이번 주 한 때 $500 가까이 찍고 현재는 금요일 종가기준 $312이다. 열흘 만에 1600%의 상승을 보였다. 종가기준 일주일 상승률이 222%인데 이게 초라해 보일 정도다. 

왜 때문에?

공매도, Robinhood, Reddit, Elon Musk 등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모멘텀이 다 섞인 사건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일런 머스크, 더 강려크 인플루언서

먼저 일런 머스크. 나도 트위터에서 팔로우 하고 있지만 일런은 가끔 알듯 모를듯한 단어 하나씩 남기고, 이게 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2018년에 일런이 트위터에 "Am considering taking Tesla private at $420. Funding secured."라고 쓰며 비상장 전환에 대한 암시를 하자 테슬라 주가가 바로 10%이상 뛰었고, 이에 SEC로부터 벌금 물고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난(CEO직은 유지) 사건은 유명하다. 이후에도 어떤 회사를 언급할 때마다 테슬라가 인수하나보다 하고 미국의 개인투자자들로 하여금 그 주식을 마구 담게 하는, 미국장에서 가장 강려크한 인플루언서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일런이 며칠 전, 정확히는 1월 26일 화요일, 트위터에 "Gamestonk!!"라는 한 마디와 함께 Reddit의 한 커뮤니티를 링크했다. 그날 시간 외 거래에서 Gamestop의 주가는 50% 뛰었다. Gamestonk는 GameStop 혹은 a game stock의 폭증을 stonk로 암시한 듯하다.

2. Reddit과 Robinhood, 그리고 떼투

작년 한국 박스피 탈출의 중심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있었다. 미국도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아주 뜨겁다. 그런데 참여의 이유가 같은 듯 다르다. 우선 한국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부동산이 큰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머리 보다 항상 조금 위에 있어 보이던 집값이 어느덧 정신차리고 보니 구름 위에 있게 된 최근 몇 년. 내가 먹고 잘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불안감, 그리고 몇 년 사이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준 집이라는 투자수단에 과감히 투자하지 못했다는 상실감, 그와중에 투자해서 큰 이득을 본 이들로부터 오는 상대적 박탈감. 어딘가 해소구가 필요했고, 이 해소구는 내가 먹고 잘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하기 위함이 첫 번째요, 이미 늦어버린 부동산 투자 대신 뭔가 큰 수익을 마련할 수 있는 대안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그 다음일테다. 그 와중에 존리, 삼프로, 슈카 같은 매체들에 의해 주식이 대안으로 주목 받았고, 또한 코로나 직후 V자 급등한 미국장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리면서, 주변에서 FAANG으로 짭잘, 테슬라로 몇 배 빵빵 터지는 것을 보고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되었으리. 미국장뿐 아니라 한국장도 큰 영향을 받았고, 11월 들어 코스피가 몇 년 만에 박스피를 탈출하며 꿈에 그리던 3000 지수를 돌파 하면서 현재도 예탁금이 줄지 않는 등 그 모멘텀이 계속되고 있다(감동의 박스피 탈출을 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고 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 물론 작년 11월부터 미국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머징마켓 특히 한국장이 저평가 되어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외국인 수급도 몰렸지만, 지금의 지수에 가장 크게 기여한 주체는 개인으로 보인다).

미국은? 미국의 중심에는 음, Robinhood가 있다고 본다. Robinhood에 대해서는 2019년 10월 페북에서 한번 다뤘지만(https://www.facebook.com/illozika/posts/10158828098115278), 그냥 스마트폰으로 수수료 없이 바로바로 거래가 가능한 아주 가볍고 쉬운 앱이다. 그냥 미국 20-30대의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이 앱은 깔려 있는 것 같다. 이런 스마트한 무기를 장착한 미국의 불개미들. 

거기다가 코로나가 불을 지폈다. 일단 딱히 밖에서 할 게, 돈 쓸 데가 없으니 Robinhood를 지렛대 삼은 방구석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두 번에 걸친 stimulus check이 들어왔다. 경기부양책으로 지급된 개인보조금인데, 한국도 지급되었다고 들었지만 여기는 규모가 크다. 두 차례 모두 (연봉구간에 따라 다르지만) 인당 백만원 가까이 지급이 되었다. 감소한 소비, 늘어난 유동성. 넘쳐나는 현금. 이게 오롯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듯 하다. 

월가에서는 이들 개인투자자를 "a ragtag army of individuals"라고 부르지만 그들의 힘을 인정하고 두려워하며, 심지어 몇몇 헷지펀드를 파산에 이르게 하였다. 그럼 단순히 저 Robinhood 때문에? 개미가 기관보다 유리한 점이 몇 가지가 있긴 하다. 남의 돈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 유연성이 높으며, 또한 언제까지 얼마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도 이론적으로는 없다. 그럼 이런 장점들 때문에? 아니다. 이들 장점을 초연결시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게 하는 요인이 있다. 바로 주식커뮤니티다. 이것이 앞서 일런이 언급한 Reddit이라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내의 wallstreetbets라는 커뮤니티다. 테마주 등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아주 활발히 올라오는 커뮤니티다. 기관들이 하면 불법인 담합투자, 즉 "떼투"가 커뮤니티와 Robinhood와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개미들 사이에선 가능진 것이다.

그럼 이제 이번 GameStop 사태에서의 일런 머스크가 언급한 Reddit wallstreetbets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배후를 살펴보자.

3. 공매도, 개인 대 기관의 전쟁

공매도는 한국에서도 요즘 이슈가 되고 있어 잘 알려진 개념이고, 특히 naked shorting이라 불리는 무차입공매도는 여러 이슈가 있지만 원래 (차입) 공매도는 거품을 적절히 조절해주는 순기능도 있다. 헷지펀드들이 이런 공매도를 투자헷지의 수단, 즉 오를 것 같은 주식에 long position, 떨어질 것 같은 주식에 short position을 취하는 방식으로 널리 쓰는 투자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정말 큰 수익을 내기 위한, 즉 큰 alpha를 찾기 위한 공매도를 주력으로 진행하는 헷지펀드도 있다. 이번 사태에서는 이런 기관들이 이슈가 되었다. 

GameStop은 비디오게임과 콘솔을 파는 오프라인 소매 업체다. 즉 코로나 때 죽을 쒔을 것이다. 작년 주가가 $5-10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던 와중에 작년 말 즈음 Reddit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PS5와 Xbox 새 시리즈가 곧 출시되고, 또 activist investor로 알려진 Ryan Cohen (반려동물 용품업체 Chewy 창업자)가 board member로 합류하면서 온라인 사업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등 호재들이 공유된 것이다. 이로 인해 1월 중순 주가가 $40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가치가 이렇게 급등했다는 점은 곧 공매도 세력의 달콤한 타겟이 됨을 의미한다. 실제로 헷지펀드인 Melvin Capital이나 Citron Research는 이 시점에 GameStop 공매도를 많이 친 것으로 드러났다. GameStop short float으로 검색해보면 2020년말기준 140%으로 확인된다. Short float은 거래가능(float) 주식수 대비 공매도 주식수의 비율을 보여주는 것인데, 100%가 넘었다는 말은 위에서 언급한 무차입공매도가 상당하다는 말일 것이다. 혹은 차입 공매도 돌려막기로.  

공매도 비중이 너무 높음을 확인한, 또 마침 헷지펀드들의 조롱 섞인 비판으로부터 잔뜩 공세가 올라있던 Reddit의 개미들은 이른바 short squeeze를 시작한다. 개인 vs 기관 본격적인 전쟁. Short squeeze는 예전에 블로그에서 한번 다룬 적 있는데(http://jinjjan.blogspot.com/2020/03/mba-noteinvestmentsporsche-volkswagen.html), 공매도를 친 세력들이 상환을 하려면 주식을 다시 사서 갚아야 하는데, 시장에 물량이 없으면 점점 쥐어짜지고, 그래서 가격이 올라도 계속 담아야 하는, 그게 더욱 더 폭등을 유발하는 그런 현상이다. 

Reddit wallstreetbets 유저들의 Robinhood를 통한 집단 매수. 주식뿐 아니라 콜옵션도 마구마구. 이를 견디지 못한 헷지펀드들은 마진콜의 압박을 받아 그나마 가지고 있던 long position도 마구 팔게 되었고, 그게 미국 전체장의 하락을 가지고 왔을 것이다. 그리고 어제 그제 이제 공매도 안하겠다라는 미국 헷지펀드들이 무수히 나왔다. 헷지펀드의 패배. 하지만 이것이 진정 개미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게 한 주간 있었던 미국장 변동성의 실체다.

4. 다시 Robinhood

이번 주 후반 Robinhood 유저들은 GameStop 매수를 일시 중단시킨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다. 일단 미국 의원들이나 SEC 같은 당국에서는 이번 현상에 주가조작이 연루되어 있지 않은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당국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Robinhood 같은 사기업이 일방적으로 특정 주의 매수만 막았다는 점이다. Robinhood 배후에 Melvin Capital에 투자한 다른 헷지펀드가 있다는 설도 있다. 즉 공매도를 쳤던 Melvin의 폭락을 막아보고자 매수를 중지 시켰다는.. 그럴 듯 하지만 사실인지는 나는 모를따. 설마 저렇게까지?

이상 이번 GameStop 사태의 전말을 알아봤다. 이번 사태에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일부 참여했다고 들었다. 음, 남의 투자를 두고 뭐라할 건 아니지만, 이런 투기성 투자는 정말 투기를 하려는 사람만 하시면 좋겠다. 즉, 안하면 좋겠다. 작전주, 테마주, 정말 그 유혹의 달콤함은 잘 알지만 그만큼 치명적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이제 막 투자하는 한국 유학생들도 많이 보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만나면 나도 배우는 입장이지만, 늘 변동성 조심하고, 투자하는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공부도 조금 해보고, 또 미국은 1년 이하 거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상당하니 1년 이상 장기투자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라고 이야기 해준다. 

다이나믹한 한주였다.


* 페이스북 링크: https://www.facebook.com/illozika/posts/10160610425420278


* 추가: 미동부 현지시간 2월 1일 월요일 오후 6시 경에 Robinhood가 유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

A note from Robinhood
Hi Joon Yung,

We wanted to reach out to you after a transformative week in the markets to answer a question we know many of you are asking: “Why did Robinhood limit certain stocks?” 

We understand that the temporary limits we placed on certain stocks this past week were frustrating for many, especially since we built Robinhood to expand access to investing. We have always sought to put our customers first and we want you to be able to invest on your own terms. 

To help explain what happened and why we had to take action, we wrote a letter to our customers and captured the key understandings for you below:
  • For Robinhood to operate, we must meet clearinghouse deposit requirements to support customer trades.
  • Deposit requirements are determined in part by how much stock a firm’s customers hold. If a firm’s customers’ holdings are volatile, a broker (in this instance Robinhood) is obligated to meet higher deposit requirements.
  • Last week, in part due to volatility in some popular stocks, Robinhood’s deposit requirements rose tenfold. The combination of the deposit increase and the extraordinary increase in volume on these particular symbols led us to put temporary buying restrictions in place on a small number of those stocks. 
  • We had to take steps to limit buying in those volatile stocks to ensure we could comfortably meet our deposit obligations. We didn’t want to stop people from buying stocks and we certainly weren’t trying to help hedge funds
We hope you take away this: at Robinhood, we stand with everyday investors participating in the markets. Standing by our Robinhood community means being there for our customers through any trading environment. We’ll continue to improve as we break down barriers in the financial system to open it for all.

Thank you for being a part of the Robinhood community.
Sincerely,
The Robinhood Team


2021년 1월 30일 토요일

MBA Note_Financial Statement Analysis_비즈니스모델 변화와 감가상각 처리_Netflix

마지막 학기, 마지막 수업이다.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 Investor Decisions (AC814)라는 과목이며 교수님은 Ana Albuquerque이시다. 졸업을 위한 56학점의 마지막 3학점이며, MBA에서 진행 중인 두 concentration (strategy, finance) 중 finance concentration을 이수하기 위한 15학점의 마지막 3학점이기도 하다.


첫 수업 케이스는 최근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Netflix로, 2017년 Harvard Business School 케이스다(9-113-018).

1997년 설립된 이 업체는 잘 알려져 있듯이 DVD 대여점으로 시작했다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워낙 분석이 많이 되고 있는 회사라 여러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수업의 성격에 맞게 이 스트리밍 사업으로의 비즈니스모델 변화가 회계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집중한다.

먼저 감가상각이다. DVD 사업을 할 때는 DVD 자산의 감가상각을 1년-3년으로 진행했다. 최신판은 1년, back-catalog (아마 오래된 작품들?) DVD는 3년으로 잡았다. 감가상각 방법은 "sum-of -the-months" accelerated basis다. 예를 들면 back-catalog DVD 하나에 $100 주고 매입했고, 3년 뒤에 salvage value (scrap value, residual value)가 $10이라면, 차이인 $90에 대해서 감가상각이 이뤄진다. 저 accelerated 방법에 따르면 1, 2, 3년차에 각각 

(36+35+...+26+25)/(36+35+...+2+1) = 55% 

(24+23+...+14+13)/(36+35+...+2+1) = 33% 

(12+11+...+2+1)/(36+35+...+2+1) = 12% 

의 감가상각이 진행된다. 분자는 해당년도 처음의 감가상각 남은 개월 수부터 해당년도 마지막의 남은 개월 수를 더한 값이고 분모는 3년 간의 그것이다. 그럼 1년차의 감가상각 비용은 $90*55%=$49.5이 되는 식이다. 1년 말의 book value는 100-49.5=$50.5이고, 이를 3년 동안 진행하면 3년 말의 book value는 salvage value인 $10으로 맞아 떨어진다. 이걸 감가상각 마친 후에 $5에 팔았다고 치면, salvage value보다 $5 손해다. 이는 income statement에 gain on disposal of DVD로 표기되어 있다(Exhibit 3a;여기서 트릭은 이게 expense 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값이 마이너스이면 실제로는 loss가 아닌 gain이다).


이제 스트리밍 사업의 감가상각이다. 스트리밍은 자산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으로 따오는 것이다. 보통 계약은 3-5년 단위로 맺어지고, 감가상각을 이에 맞춰 3-5년 진행한다. 즉, 기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accelerated가 아닌 straight line 감가상각을 사용했다. 즉 3년이라고 치면 각 연도의 감가상각 비율이 똑같다. 위의 예를 들면 (100-10)/3=$30/년이다. 


먼저 저 두 감가상각 방법을 Netflix 사업모델에 맞춰 질적으로 분석해본다. DVD와 스트리밍에 각각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이 맞는가? 옳다라는 측의 주장은 DVD는 유형자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물리적으로 닳아서 새것과 헌것이라는 인상 때문에 초반에 가치가 확 떨어지고, 또 DVD는 보통 신작이 나올 때 한 번 빌려보기 때문에 초반에 수요, 즉 가치가 확연히 높다는 의견이다. 반면 스트리밍은 모델자체가 가입자가 계속 늘 수 있으며, 몇 번 볼 수 있고, 또한 DVD는 한 장을 한 사람 밖에 보지 못하는 것에 비해 스트리밍은 그런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가치가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적 분석이다. 일단 감가상각 기간이 늘어나면 income statement에서 연간 비용처리되는 양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더 좋아보이는 효과가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이 부분을 실제로 많이 비판했다고 한다. 옹호하는 측은 역시 스트리밍의 지속성 때문에 상각기간이 길어지는 게 맞다라는 주장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주장이 옳든 이래저래 스스로 분석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님의 지시는 Netflix가 2011년에 2008년의 감가상각 방법을 썼다면 순수익이 어떻게 변할까를 구해봐라 였다. 두 해 모두 DVD와 스트리밍이 섞여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방법만으로 감가상각을 구할 수는 없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amortization ratio이다. 이번 수업에서 내가 배운 핵심이다.

Amortization Ratio = Depreciation Expense/Depreciation Asset

Amortizaion과 depreciation은 그냥 같은 용어라도 봐도 무방하겠다. 구해보자. 일단 cash flow statemtn에서 상각비용(분자)을 정확히 알 수 있다(Exhibit 3c). 2008년 상각비용은 $209,757이다(in $ thousands, 이하 모두). 



Ratio 식의 분모는 어떤 자산에 대해 상각을 진행했느냐인데, 이는 balance sheet에 나와있다(Exhibit 3b). 


장단기 content library를 모두 봐야 하기 때문에 current는 $18,691, 장기는 $98,547이다. 그러면 분모는 이 둘을 더한 값으로 해도 되고(연말기준), 연초기준이면 여기에 상각비용인 $209,757을 더해줘도 되고, 연중기준이면 평균 값인 $209,757/2를 더해줘도 된다. 어떤 방법으로 해도 상관 없으며, 교수님께서는 연초기준으로 하셨다. 그럼 

209,757/(98,547+18,691+209,757) = 64%

가 나온다. 같은 방법으로 하면 2011년 ratio는 29%가 나온다. 이 차이를 순수익에 반영시키면 된다. 2011년의 분모는, 즉 총 상각대상 자산은 $2,762,000인데 이에 64%-29%를 곱해주면 $966,100이 나온다. 상각비용이 저만큼 올라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Income statement (Exhibit 3a)를 보면 income before taxes와 provision for taxes가 나온다. 후자가 세금이다. 즉 세율이 37%임을 알 수 있다(=133,396/359,522). 


2011년 순수익이 226,126으로 나와있는데 여기에 세금을 반영한 감가상각을 조정해주면, 

226,126-966,100*(1-37%) = -382,517 

즉, 단위 조정해주면 $226M 순이익이 아닌, 약 $380M 순손실이 나온다는 말이다. 값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감가상각 방법에 따라 대략 저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외에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서 Netflix가 컨텐츠 제작사에게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확실한데, 그게 아직 어떤 작품이고 각 작품별로 얼마씩 지불해야 할 지 등을 정해놓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는 미국 Streaming Accounting Standards에 따라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시키지 못한다. 즉 obligation이 몇십억 달러에 해당하는데 이를 balance sheet에 기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투자자들은 반드시 footnote를 보고 해당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MBA Note_Managerial Accounting_내부거래 있을 때 손익분기 구하기_Prestige Telephone Company

 Harvard Business School 케이스다(9-197-097).


2003년 Prestige Telephone Company의 자회사인 Prestige Data Services는 모회사를 위한 컴퓨터 서비스 공급과 더불어 외부 고객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internal + external sales). 사업성격상 정부에 의해 규제를 받는데, 어떤 이유로 모회사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매출은 매월 $82,000로 제한된다. 


아래 Exhibit 1은 매월 매출량(volume)을 보여준다. 여기서 매출 단위는 서비스 "시간"이다. Intercompany가 내부 서비스고 commercial이 외부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위의 Exhibit 2는 월별 손익계산서다.


자, 여기서 손익분기 매출량을 구하는 것이 문제다. 단순히 고정비를 단위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 CM)으로 나눠주면 되는 일반 문제와는 다르게 더욱 현실적이라 복잡하다. 내부거래도 있고, 알 수 없는 매출도 있고, 고정비와 변동비를 발라내야 하는 등 골치 아픈 이슈들이 많다. 하나씩 보자.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작성하신 표다. 일단 고정비와 변동비부터 골라낸다. Exhibit 2에 있는 비용내역 중 rent비 같이 깔끔하게 하나도 분류되는 비용은 쉽다. 그런데 power나 wages for operations 같은 경우는 고정비와 변동비가 섞여 있다. 교수님께서는 semi-variable로 분류하셨다. 이때 사용해야 할 것이 Exhibit 1의 volume양이다. 여기서 비용은 내부+외부 매출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므로 세 번째 줄의 total revenue hours만 보고, 329, 316, 361을 각각 해당월의 power 비용인 1,633, 1,592, 1,803과 매치시켜 regression으로 구한다. 엑셀로 구한다. 그냥 저 6개 숫자를 긁어서 scatter chart 그린 다음에 세 점을 클릭해서 trend line 그리고 수식을 표시해달라고 하면 y = 4.8067x + 64.149 나온다. x축이 volume, y축이 비용.




그럼 constant (y 절편, y-intercept)인 64가 고정비, 기울기(slope)인 4.81이 단위변동비가 된다. 이런식으로 operations wage도 구한다. 

그런데 그 아래에 materials, sales promotion, corporate services 비용이 이상하다. Materials는 변동비일 것 같은데 regression 해도 애매하게 나온다. Corporate services의 경우 regression 구해보면 단위변동비가 음의 값이 나오므로 못쓴다. 이럴 경우 교수님은 그냥 세 달의 평균을 구한 후 고정비로 넣어버린다(팁: 단위변동비가 너무 클 경우나 음의 값이 나오거나 고정비가 음의 값이 나오는 등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면 이렇게 한다). 이런 방법이.

그럼 총 고정비는 222,060, 단위변동비는 28.81이 되었다.

이걸로 공헌이익(CM) 구한 후 손익분기 구하면 되나? 

아직이다. 이제 고려해야 할 것이 내부거래다. 손익분기는 외부거래만 대상으로 구하는 것이므로 외부거래로 부터 오는 CM만 구해야 한다. 케이스에서 더 주어진 정보는 외부거래는 시간당 $800, 내부거래는 시간당 $400씩 받는다고 한다. 그럼 외부 CM은 800-28.81 = 771.2다. 그럼 총 고정비를 771.2로 나눠주면 손익분기 매출량이 나오겠다? 

아니다. 또 내부거래가 걸린다. 분명 내부거래에서 오는 CM도 있기 때문에 총 고정비에서 그만큼은 빼줘야 한다. 내부거래 CM은 어떻게 구하나? 일단 내부거래 가격은 $400이라고 앞에서 나왔고, 단위변동비는 28.81로 동일하니 내부거래의 총 매출량(시간)만 알면 되겠다. 위에서 내부거래 총량 제한이 $82,000/월 이었다. 제한상한까지는 서비스 제공하고 있을 테니, 전부를 400으로 나눠주면 82,000/400 = 205시간/월 이다. 그럼 단위CM은 400-28.81 이고 이걸 총 시간인 205시간으로 곱해주면 76,904가 내부거래로 부터 오는 총 공헌이익이다. 이는 마치 "anti fixed cost"처럼 작용한다. 그러므로 222,060에서 76,904를 빼준다. 빼준 값을 771.2로 나눠주면 되겠네?

아직 아니란다. Exhibit 2 세 번째 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other revenue가 잡혀있다(9241, 9184, 12685). 도대체 이건 뭔데. 케이스에서 정보가 없으므로 교수님은 쿨하게 이걸 고정수익이라고 보시고 평균낸 값이 10,370을 매월 고정수익으로 친다. 고정수익이기 때문에 변동비랑 섞이지 않으므로 이 또한 총 고정비에 anti fixed cost처럼 작용한다. 이것도 빼준다.

즉, 

Total FC - Internal CM - Mysterious other revenue = FC for external sales

로 보고 222,060 - 76,094 - 10,370 = 135,596가 최종 손익분기를 위한 고정비다. 드디어.

이걸 771.2로 나눠주면 손익분기 매출은 176시간이 나온다. 정답 176시간.

외부거래 176시간이 가능한 수치인가? Exhibit 1을 보면 외부거래에 쓰는 시간은 3월 최고치가 138시간에 불과하다. 현재는 138*771.2 = 106,426 정도만 공헌하고 있다.

케이스에서는 두 가지 제안이 나오는데 이것이 타당한지 판단해봐야 한다.

1. 가격을 800에서 1000으로 올려라. 수요는 줄어들텐데 30% 감소로 가정해보자. 176시간을 구하긴 했지만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total CM이다. 현재 total CM은 138*771.2 = 10,6425인데 가격을 올리면 단위 CM은 1000-28.8 = 971.2가 되고 수요는 138*0.7로 줄어들테니 둘을 곱해주면 93,818이 나온다. 현재 총 CM인 106,426에 못미친다. 즉, 그른 제안이다. 

2. 가격을 600으로 내려라. 수요가 30% 증가한다고 가정해보자. 가격인하 후 단위 CM은 600-28.8 = 571.2이고 수요는 138*1.3이다. 이 둘을 곱해주면 102,473이 나온다. 또 현재에 못미친다. 이 역시 그른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