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 마지막 수업이다.
Financial Statement Analysis & Investor Decisions (AC814)라는 과목이며 교수님은 Ana Albuquerque이시다. 졸업을 위한 56학점의 마지막 3학점이며, MBA에서 진행 중인 두 concentration (strategy, finance) 중 finance concentration을 이수하기 위한 15학점의 마지막 3학점이기도 하다.
첫 수업 케이스는 최근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Netflix로, 2017년 Harvard Business School 케이스다(9-113-018).
1997년 설립된 이 업체는 잘 알려져 있듯이 DVD 대여점으로 시작했다가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워낙 분석이 많이 되고 있는 회사라 여러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수업의 성격에 맞게 이 스트리밍 사업으로의 비즈니스모델 변화가 회계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집중한다.
먼저 감가상각이다. DVD 사업을 할 때는 DVD 자산의 감가상각을 1년-3년으로 진행했다. 최신판은 1년, back-catalog (아마 오래된 작품들?) DVD는 3년으로 잡았다. 감가상각 방법은 "sum-of -the-months" accelerated basis다. 예를 들면 back-catalog DVD 하나에 $100 주고 매입했고, 3년 뒤에 salvage value (scrap value, residual value)가 $10이라면, 차이인 $90에 대해서 감가상각이 이뤄진다. 저 accelerated 방법에 따르면 1, 2, 3년차에 각각
(36+35+...+26+25)/(36+35+...+2+1) = 55%
(24+23+...+14+13)/(36+35+...+2+1) = 33%
(12+11+...+2+1)/(36+35+...+2+1) = 12%
의 감가상각이 진행된다. 분자는 해당년도 처음의 감가상각 남은 개월 수부터 해당년도 마지막의 남은 개월 수를 더한 값이고 분모는 3년 간의 그것이다. 그럼 1년차의 감가상각 비용은 $90*55%=$49.5이 되는 식이다. 1년 말의 book value는 100-49.5=$50.5이고, 이를 3년 동안 진행하면 3년 말의 book value는 salvage value인 $10으로 맞아 떨어진다. 이걸 감가상각 마친 후에 $5에 팔았다고 치면, salvage value보다 $5 손해다. 이는 income statement에 gain on disposal of DVD로 표기되어 있다(Exhibit 3a;여기서 트릭은 이게 expense 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값이 마이너스이면 실제로는 loss가 아닌 gain이다).
이제 스트리밍 사업의 감가상각이다. 스트리밍은 자산을 사오는 것이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으로 따오는 것이다. 보통 계약은 3-5년 단위로 맺어지고, 감가상각을 이에 맞춰 3-5년 진행한다. 즉, 기간이 늘어났다. 그리고 accelerated가 아닌 straight line 감가상각을 사용했다. 즉 3년이라고 치면 각 연도의 감가상각 비율이 똑같다. 위의 예를 들면 (100-10)/3=$30/년이다.
먼저 저 두 감가상각 방법을 Netflix 사업모델에 맞춰 질적으로 분석해본다. DVD와 스트리밍에 각각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이 맞는가? 옳다라는 측의 주장은 DVD는 유형자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물리적으로 닳아서 새것과 헌것이라는 인상 때문에 초반에 가치가 확 떨어지고, 또 DVD는 보통 신작이 나올 때 한 번 빌려보기 때문에 초반에 수요, 즉 가치가 확연히 높다는 의견이다. 반면 스트리밍은 모델자체가 가입자가 계속 늘 수 있으며, 몇 번 볼 수 있고, 또한 DVD는 한 장을 한 사람 밖에 보지 못하는 것에 비해 스트리밍은 그런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가치가 지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적 분석이다. 일단 감가상각 기간이 늘어나면 income statement에서 연간 비용처리되는 양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더 좋아보이는 효과가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이 부분을 실제로 많이 비판했다고 한다. 옹호하는 측은 역시 스트리밍의 지속성 때문에 상각기간이 길어지는 게 맞다라는 주장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주장이 옳든 이래저래 스스로 분석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님의 지시는 Netflix가 2011년에 2008년의 감가상각 방법을 썼다면 순수익이 어떻게 변할까를 구해봐라 였다. 두 해 모두 DVD와 스트리밍이 섞여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방법만으로 감가상각을 구할 수는 없다. 이때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amortization ratio이다. 이번 수업에서 내가 배운 핵심이다.
Amortization Ratio = Depreciation Expense/Depreciation Asset
Amortizaion과 depreciation은 그냥 같은 용어라도 봐도 무방하겠다. 구해보자. 일단 cash flow statemtn에서 상각비용(분자)을 정확히 알 수 있다(Exhibit 3c). 2008년 상각비용은 $209,757이다(in $ thousands, 이하 모두).
Ratio 식의 분모는 어떤 자산에 대해 상각을 진행했느냐인데, 이는 balance sheet에 나와있다(Exhibit 3b).
장단기 content library를 모두 봐야 하기 때문에 current는 $18,691, 장기는 $98,547이다. 그러면 분모는 이 둘을 더한 값으로 해도 되고(연말기준), 연초기준이면 여기에 상각비용인 $209,757을 더해줘도 되고, 연중기준이면 평균 값인 $209,757/2를 더해줘도 된다. 어떤 방법으로 해도 상관 없으며, 교수님께서는 연초기준으로 하셨다. 그럼
209,757/(98,547+18,691+209,757) = 64%
가 나온다. 같은 방법으로 하면 2011년 ratio는 29%가 나온다. 이 차이를 순수익에 반영시키면 된다. 2011년의 분모는, 즉 총 상각대상 자산은 $2,762,000인데 이에 64%-29%를 곱해주면 $966,100이 나온다. 상각비용이 저만큼 올라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Income statement (Exhibit 3a)를 보면 income before taxes와 provision for taxes가 나온다. 후자가 세금이다. 즉 세율이 37%임을 알 수 있다(=133,396/359,522).
2011년 순수익이 226,126으로 나와있는데 여기에 세금을 반영한 감가상각을 조정해주면,
226,126-966,100*(1-37%) = -382,517
즉, 단위 조정해주면 $226M 순이익이 아닌, 약 $380M 순손실이 나온다는 말이다. 값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감가상각 방법에 따라 대략 저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이외에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서 Netflix가 컨텐츠 제작사에게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확실한데, 그게 아직 어떤 작품이고 각 작품별로 얼마씩 지불해야 할 지 등을 정해놓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는 미국 Streaming Accounting Standards에 따라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시키지 못한다. 즉 obligation이 몇십억 달러에 해당하는데 이를 balance sheet에 기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투자자들은 반드시 footnote를 보고 해당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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