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R 2016에 참여했다.
ICAR는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rabidopsis Research의 약자로 국제애기장대 학회이다. 애기장대 (arabidopsis)는 식물분자생물학계에서는 모델로 쓰이는 생명체다. 미생물에 대장균, 동물에 초파리나 마우스가 있다면 식물에는 애기장대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애기장대 학회라고 함은 그냥 식물분자생물학회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세계적으로 식물 좀 한다는 분들은 다 오시니까.
ICAR는 학위과정 중 2011년에 Wisconsin-Madison에서 열었을 때 한 번 가봤고, 이번이 두 번째 참여다. 이번에는 POSTECH 황인환 교수님이 맡으셔서 경주에서 개최하게 된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식물학회에 후원한 건이기도 하고 ㅋㅋ
포닥 나가계신 선배들이 겸사겸사 한국으로 들어오셔서 마치 홈커밍데이를 하는 기분이라 매우 좋다. 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교수님들, 교수가 된 친구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연구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사이언스'를 논의하니 정말 고향에 온 기분이다.
우리 교수님께서 한국대표로 keynote speech를 하셨다. 많이 놀랐다. 몇 년만에 보는 것이긴 하지만 -외람되게 말하자면- 정말 '대가'가 되어 계셨다. ABC transporters 분야에서 교수님 지도로 우리들이 연구한 업적이 많이 쌓이니 정말 한 획을 그으실 수 있는 위치에 오르셨다. 또한 최근에 시작한 미세조류 스터디로 조류와 육상식물 간의 진화론적 관점으로 ABC를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점 또한 멋있었다 (예를 들면 육상식물에는 왁스 트랜스포터가 많은데, 이는 해조류가 건조한 육상으로 올라오면서 수분방지를 위한 큐티클 형성에 중요했을 것이라는 멘트를 하셨다!).
세션 이야기를 해보자면, 조금 기대했던 plant-microbe interaction 세션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내용은 물론 좋았지만, 나는 요즘 뜨는 microbiome을 어느 정도 다뤄 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거의 병해충과 식물 면역체계에 관한 이야기여서 so, so.. 그래도 lysine 유래 pipecolic acid (PA)가 SAR 식물방어시스템에 중요하다는 것 하나는 건졌다!
재미있는 분야는 peptide-hormone 세션에서 찾았다. 펩타이드 세션이 처음으로 독립적으로 마련될 만큼 요즘 핫한 것 같다. 펩타이드들이 LRR 리셉터와 붙어서 시그널링을 통해 이런저런 것을 조절하는 것들이 너무 재미있다. 그래서 "호르몬"으로까지 불리려는 것 같다. 산업적 적용 여지도 보이고 (외부에서 펩타이드 처리해도 먹더라!), 또한 sRNA도 그렇고 센트럴도그마가 점점 다양하게 진화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마구 드는 세션이었다.
이제 곧 김진수 교수님의 CRISPR 유전자가위 발표가 있다. 식물뿐만 아니라 전 과학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이다. 어디어디서 선정한 10대 유망기술, 미래기술 등등에 빠지는 곳이 없다. 툴젠이랑은 몇 번 미팅을 해봤지만, 김진수 교수님을 실제로 뵙는 건 (아마 학교에서 지나친 것 말고는) 처음이다. 기대된다.
남은 일정 잘 마무리하고, 내일 plant biotech 세션도 잘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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