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과외했던 학생이 오늘 아침 페북 영상을 하나 공유해줬다.
음.. 고맙다, 준만 ㅋㅋ
페북 댓글들을 보니 원리에 대한 논쟁이 많던데, 결론부터 말하면 저 영상은 sci-fi, 즉 가짜다. 그러니 속지마시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루겠다.)
(그러니 영상에 나오는 이분도 소설 속의 주인공일뿐이다.
생물학자라길래 구글에서 열심히 뒤져봤다는..)
그래도 뭔가 호기심이 생겨 이 영상의 출처에 대해 찾아보았다. The Modular Body.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아래와 같은 수 많은 영상 조각이 뜬다 (모바일용은 이 기능이 지원이 되지 않는듯).
그리고 왼쪽에 'about'을 클릭해보면 나오는 첫 문장은 "The Modular Body is an online science fiction story about the creation of OSCAR, a living organism built from human cells."이다. 즉 OSCAR라는 인공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다룬 공상과학소설이라는 것이다. 머리, 몸통, 팔다리를 레고조각처럼 '모듈화'시켜서 여기저기 갖다 붙여 만드는 생명체.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은 네덜란드의 필름메이커이자 비쥬얼아티스인 Floris Kaayk이다. 아티스트가 만든 스토리이니 탄탄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진 않았겠다. 그래도 최근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오가노이드 등에 대한 과학기사들에 착안하여 OSCAR 스토리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하니 나름 시사하는 바는 많을 것 같다.
위에 홈페이지 사진처럼 다양한 영상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 영상을 보여주는 나름의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즉 아무 영상이나 찍어서 보면, 이야기의 논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 영상을 제안해준다고 한다. 나중에 시간나면 한번 봐야지..
현재 과학기술로는 어디까지 만들 수 있나?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것 같다. 사실 요즘 3D 프린팅으로 연골조직을 만든다거나 인공성대까지 만들어 내기도 한다.
위스컨신 대학의 Nathan V Welham 박사가 만든 인공성대에 관한 연구 결과는 작년 말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됐으며 Science에서 뉴스로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 기사에 동영상도 있으니 한번 보시길.. 좀 징그럽지만.
(작년 논문에 발표된 인공성대)
3D 프린팅으로 연골조직 만드는 스위스 연구진의 2014년 설명 동영상도 있다.
(바이오잉크에는 세포뿐만 아니라 펩타이드, plasmid DNA (!), growth factors도 들어있다고 한다. 재밌을세..)
아무튼 이렇게 인공기관이나 조직을 만들 때에는 줄기세포가 두루두루 쓰인다. 만들려고 하는 조직에 적합한 세포로 분화를 시키려면 줄기세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건도 있었고, 일본에서는 교토대에서 몇 년전에 노벨상도 타고 또 오보가타 사건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줄기세포. 아무튼 요즘에는 교토대 교수에게 노밸상을 준 iPS세포 (역분화줄기세포)가 회자가 많이 된다.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인데, 이건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우리 몸의 세포를 아무거나 뜯어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큰 이슈가 되었다. 성체세포도 유전자 몇개를 잘 건드리면 줄기세포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즉 팔에 있는 세포를 뜯어서 심장을 만들 수도 있다는..! 아무튼 이런 iPS세포의 발견으로 이런 인공기관이나 조직을 만들어내는 연구가 더욱 불이 붙었다. 거기다 3D 프린팅 기술까지 나오니, 융합의 시대에는 기술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아무튼 이런 기술들로 인해 '오가노이드 (organoid)'라는 용어가 요즘 유행이다. 이를 다룬 브릭리포트에서 문구를 빌려오면 아래와 같이 오가노이드를 설명하고 있다.
"조직에서나 혹은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세포를 이용하여 이를 3D 형태로 배양을 하여 마치 인공장기와 같은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오가노이드 (organoid)라고 한다. 오가노이드는 장기의 ‘organ’과 -와 같은 이라는 의미를 가진 접미어로 ‘장기와 유사한 것’이라는 말을 지니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3차원 배양 방법을 통하여 세포와 세포의 기능이 좀더 잘 배열되고, 기능성을 가지는 기관 같은 형태와 기능을 지닌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위와 같이 많은 연구결과들이 있지만, 공통된 목소리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라는 것이다. Long story short, 닭고기 생명체는 아직 멀었다. 생체로 구성된 조각을 뭐 움직이게는 할 수 있겠으나.. 정말 생명체처럼 자극에 반응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뇌와 신경에 대한 이해도 더욱 필요하겠고, 또한 모듈과 모듈을 수 많은 신경과 혈관으로 잘 이어주는 기술이 필요할텐데.. 언젠가는 가능하겠으나 아직은 먼 이야기 같다는 것이 내 결론.
곤충을 삼등분하면? 아직까지는 (죽)(는)(다)가 맞겠다 ㅎㅎ
[참고]
1. https://www.nextnature.net/projects/the-modular-body/
2. http://thecreatorsproject.vice.com/blog/sci-fi-vlog-tells-the-anatomically-strange-story-of-the-modular-body
3. http://www.sciencedump.com/content/modular-bodys-oscar-science-fiction-almost-come-life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