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9일 목요일

뭣이중헌디

페이스북 2022.12.24. 게시물 

한국 뉴스를 보는데 곳곳의 폭설 소식이다. 올해는 보스턴의 눈을 한국이 가져갔구나 생각으로 보다가 심각한 상황에 이내 엄숙.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이 있다. 어떻게든 출근하려고 미끌거리며 끌고가는 차들, 어떻게든 등교하려고 엄마손 잡고 무릎까지 찬 눈을 밟고 나아가는 학생들. 다른 소식을 보니 3호선 어느 구간에 화재가 있어 상당 시간동안 운행이 중단되니 버스로 몰린 직장인들, 칼같이 추운 날씨에 꽉찬 버스를 40분 동안 보내면서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에 보스턴 오기 전 내 모습이 겹친다. 

예전에 미국에 한번씩 놀러가면 유학생 지인들에게 한국에 오고 싶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뭐 미국이 좋을 수 있지. 그런데 이유는 한국에 있었다. 너무 빡빡해서. 팍팍하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게 이유라서 오기 싫기까지? 라고 생각했다. 

종종 유학하던 지인들이 한국에 와서 미국은 어쩌네 하는 소리가 그닥 달갑지 않았다. 해서 미국에 살면서도 최대한 그런 주제에는 신중해지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꺼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심각한 이야기 아니다. 그냥 일상에서 느끼는 이야기.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 중시하는 가치는 '안전'이나 '가족' 같은 것이라는 평범한 이야기. 

'안전' 

많은 한국 회사들이 안전을 표어로 내건다. 본 작업장에서는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이곳 보스턴은 눈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6년 전 처음 이곳에 나올 때도 쫄아서 왔다. 물론 눈이 잘 오더라. 근데 이 정도에 아침 라디오에서 주지사가 재택을 권고한다고? 제설도 기가 막히게 하는 곳에서. 근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가치는 근성이 아니었다. 직원들,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한국의 회사들은 안전을 내세우며 수칙을 아주 멋지게 만들고 이를 근사하게 디자인해서 작업장 입구에 쌔끈한 간판으로 내걸며 아이템도 잘 나눠준다. 정작 눈 따위에 출근을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고, 출근했다고 한들 자랑거리도 못된다. 박대기님 정도 되면 살짝 으쓱거릴 정도.

'가족' 

보스턴이 라성이나 뉴욕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교통체증이 있다. 그런데 왜 퇴근 정체가 오후 3시부터 시작되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고보니 학교가 보통 그때면 끝난다. 그러면 아이들 챙기러 가는 부모들이 많다. 직장에서 이걸 건드리지 못한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가서 밥줘야 된단다. 지금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을 보면 오히려 어라 할 정도로 나도 적응을 했나보다.

뭣이 중한가. 

우리나라에서는 근면, 근성으로 대변되는 노동시간과 태도. 물론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일하는 분들도 많다. 우선순위의 문제다. 뭐가 우선이지? 생계에 직결되지 "않는" 노동시간에 대한 가치가 아직까지 높이 여겨지는 건 지난 몇 십년 간의 한국발전사를 돌이켜보면 이해를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제 우리도 성숙기에 접어들지 않았나.

미국은 어떻게 보면 칼같이 살벌한 곳이다. 성과를 두고 늘 살얼음판이다. 직군에 따라 근로시간이 짤없는 곳도 물론 많다. 다만 우선시하는 가치를 일단 보장해주고 이후에 결과를 따진다. 우리나라도 역병 덕(?)에 재택이라는 시스템이 꽤 많은 검증을 거쳤다고 본다. 물론 나는 대면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으로 최소한의 스킨십은 있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굳이 교장의 재량으로 단축이나 휴교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폭설에 등교시켜야 했을까. 아니 교장이 휴교를 했다면 부모들은 가만히 있었을까. 

전체 컨텍스트도 모르고 나만의 관점에서 대책없는 소리를 끄적여봤다. 그래도 반복적으로 가져오던 생각이기에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이야기한다. 우리 이제 선진국이잖아. 특히 안전에 대해서는 이제 사후 약방문의 대처는 좀 아니다 싶잖아 다들. 

모두 가족과 안전하기 바라며 메리크리스마스를 바라며 이브에 소주 몇 잔하고 산타를 기다리며 남기는 글. 

2022년 6월 14일 화요일

이양역지(以羊易之) - 어떤 이를 안다는 것

페이스북 2022.6.7. 게시물

이양역지(以羊易之) - 어떤 이를 안다는 것

제나라 선왕이 제물로 끌려가는 소를 가여이 여겨 양으로 바꾸라고 지시한다. 이에 맹자는 양도 불쌍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씀드린다. 맹자가 해석한 선왕의 소와 양에 대한 태도의 차이는, 소는 직접 봤기 때문에 불쌍히 여겼다는 점에서 기인하다. 보지도 못한 양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 터다. 앎과 알지 못함.
길을 가다 유기견을 보면 가엾은 떠돌이개, 혹은 무서운 야생개 정도로 여기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다반사다. 동물농장에서 어떤 유기견의 사연을 몇 십 분 보노라면 어쩔 땐 눈물이 날 정도로 먹먹하다. 앎과 알지 못함.
잠깐 스쳐간 상사 중에 부하직원에 대한 정보는 주변에서만 캐고, 정작 그 부하직원을 통해서 인생이나 경험에 대해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 분이 계셨다. 사회생활에서 꽤나 힘든 시기였다. 그분의 의도가 그러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분에게 부하직원은 소가 아닌 양일 뿐이었다. 알지 못함.
반면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할 때 당시 사장님께서 전 직원들에게 돌리는 이메일 중에 기억나는 문구가 있다: 어떤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 사람 인생 전체가 오는 것. 사회 초년생인 나의 가슴을 울리는 말이었다. 앎.
정작 나는 직장 동료들이 걸어온 인생을 알려고 하고 있는지 수시로 자문한다. 사람이 좋아 생기는 궁금함, 그로부터 오는 앎, 앎에서 깊어지는 공감. 공감이 기반이 된 공동체라야 일할 맛이 났다. 끝까지 알기 싫은 사람도 있는 건 함정.
굳이. 직장에서 굳이. 직장에 대한 가치관은 국가별, 세대별, MBTI별 등등등등 너무 다양하다. 다만 누가 곁에 있든 그 사람은 내 상상이상의 인생의 깊이가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자아.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육아 건강일지 - Lymphatic Malformation

기록 

첫째 딸

1/27/2022 목
- 어제 밤에 정상, 대변도 정상
- 오늘 아침에 눈 뜨니 열 많이 남(~39.4도/103도) 730AM
- 막시부펜 6 ml 먹임(한국서 가져온 것) 750AM
- 그 사이 코로나 at home 간이 테스트 했는데 음성
- 배 아프다고 하기 시작 8AM 근처
- 죽 먹고 백초시럽(정장제) 먹고 토함 10AM
- 열도 다시 올라서 막시부펜 또 먹임 정오 근처; 바로 토함
- 아파서 계속 누웠다 잤다 일어났다 반복 오후에 한번 더 토함
- 그런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다 해서 맹장 의심
- 오후 4시 정도에 MyChart 소아과에 메시지 남김
- 답 없어서 urgent care 결정(급할 때는 소아과 mychart에 남기지 말 것)
- UC에서는 소아전문의 없대서 Mt Auburn ER 추천했는데 우리는 Boston Children’s Hospital ER로 옴 6PM
- 증상 말하고 이사람 저사람 왔다갔다 하고 열재보더니 101도라 타이레놀 줘서 먹임
- 그리고 방 옮겨서 이것저것 보더니 진통제랑 메스꺼림 없애주는 약 투여
- 맹장 확인용으로 1. 혈액 검사 2. 초음파 하는데 초음파부터 먼저 함
- 초음파 상당히 오래 했는데 맹장은 아니고 대장에 어떤 fluid 가득 찼는데 처음에 이게 torted ovary 일 수도 있다며 계속 관찰(이 경우는 수술해야), 아니면 바이러스성 장염
- 결국 초음파로는 못 알아내겠다며 혈액검사 결과 보고 CT나 MRI로 판별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함
- 그리고 병실로 돌아와서 혈액채취 함(이후 0.9% NaCl 링거) - 한 시간 정도 결과 대기
- 그 사이 의사와서 자기 판단으로는 어려서 ovarian tortion일 확률은 낮아보이고 아직 맹장일 수도 있다고 함(초음파로 맹장 확인 못했다고); 그래서 혈액검사 결과 보고 MRI 여부 결정 예정 
- 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 높아져 있어 감염 같다고는 함; 그래도 맹장인지 확실히 모르니 의사 번갈아 가며 와서 눌러보고 판단할 거라고 함 11PM
- 결국 의사 한명만 오고 맹장인지 모르겠다며 MRI 결정. 딸이랑 나만 들어가서 촬영(촬영시간 net 30-35분)
- 마치고 돌아와서 대기(결과 나올 때까지 음식, 물 안된다고 해서 딸 매우 힘듦) as of 2AM
- 의사소견은 lymphatic malformation인데, 성인 주먹 정도 크기의 무언가가 오른쪽 아랫배에 보임. 이게 interventional radiologist가 아침에 출근해야 어떻게 할 건지 알 것 같다고 함 as of 2:30AM
- ER에서 본동으로 올라가 입원하고 수액(KCl+NaCl+Dextrose) 맞고 경구로 타이레놀 투여(아침에 사진 다시 찍을 수 있으니 음식 물 안되는데 약만 된다고 함
- 4-5AM 정도 취침(취침 후 기상 전까지 의사들 몇 명 와서 상태 체크, 간호사 수액 체크)
- 아침 10시경 기상. 수액 덕인지 활기 찾음
- 1PM 정도까지 그냥 수액/vital 체크
- 1PM 정도에 어제 최종 의견줬던 여자 의사 방문해서 지금 전문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함
- 2PM 좀 넘어서 NP와서 아마 오늘은 결정 못 내릴 것 같고 며칠 후에 다시 논의해보자고 함. 다만 전문가들이 지금 생각으로는 수술보다는 intervention (drain - sclerotherapy로 액체를 직접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관확장제 같은 거 처리해서 뚫어주는 것 같음) 정도 권유하는 듯 함. 오늘은 이제부터 먹고 마시는 것 가능하고 이게 잘 되면 일단 퇴원하라고 함. 다만 림프관이 부은 것이 바이러스 감염 때문인 것 같으므로 잘 먹고 마시는 것 확인하고 열 확인하고 가라고 함. 그리고 세균 cross contamination 될 수 있으므로 항생제도 처방할 것이라고 함.
- 결국 6시 넘어 퇴원. 그런데 항생제 처방을 따로 받지는 않음(다른 간호사 말로는 맹장이 아니니 필요 없다고). 다만 그 사이 항생제를 링거로 투여하긴 함. 
- 다음 주 중에 병원에서 연락올 것임.
 
1/31/2022 월
월요일에 바로 연락와서 2/9/2022 오후 4시로 예약 잡음

2/9/2022 수
- 본동 2층 Interventional Radiology 에 가서 체크인 하고 바로 NP 만남. 지난주 경과 질의응답. 
- 곧 의사 들어와서 상황 설명해줌(Dr. Padua)
- 본인 및 본원은 이 증상(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경험이 많다고 말함
방법은 총 3 가지 (구체적으로는 4 가지)
  1) 그냥 지켜보기: 그냥 둬도 큰 문제는 아니지만 바이러스 감염 때마다 다시 부어오를 수 있음
  2) 시술(procedure): 기본적으로 마취 후 invasive 하게 관으로 항생제(doxycycline으로 추정; 항생 역할보다는 산성으로 scar 내는 역할 한다고 함) 처리 해서 부은 림프관을 reconfiguration 해줘서 자연적으로 drain 되도록 함(scar 생기면 조직 재생되면서 벽을 형성해 더 이상 부은 곳으로 림프액 유입이 없도록 하는 것 같음. 정확히는 모르겠음). 시술 후 부작용/pain도 타이레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함
     2-1) 입원 없이(out-patient) 2-3시간 정도 시술을 6-8주 간격으로 몇 차례 진행
     2-2) 3일 정도 입원해서 intensive하게 진행
  3) 수술: 부은 조직 아예 제거
   --> 2, 3 방법도 재발의 가능성은 있다고 함. 아주 작으면 확인도 힘들고 제거도 힘드므로. 재발은 decade 후일 수도 있고 확실히 모름
- 간단한 초음파로 재확인했고, 붓기는 가라 앉았으나 아직도 직경 4-5 cm 정도로 확실하게 보임. 그래도 피부 근처에 있어서 시술은 수월할 것이라고 함.
- 의사 뉘앙스는 2-1을 추천하는 듯 했고 우리도 2-1로 진행하기로 결정. 몇 차례 진행하느냐 질문에 그건 경과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고 함. 아마 3월 내로 첫 시술 가능할 것 같음. 일정조율로 전화 준다고 함

*참고: 증상 및 치료 정보
(이중 눈여겨 본 부분: Generally,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can be treated effectively and usually do not recur. Mixed and mi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are often more difficult to treat as they do not respond as well to conventional therapies. There is a risk of recurrence of lymphatic malformations regardless of the treatment choice. Mixed and mi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are more likely to recur and may require repeated therapies. In some cases, lymphatic malformations require lifelong therapy.

Sclerotherapy is a procedure in which a solution called a sclerosant or sclerosing agent, is injected directly into the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 This solution causes scarring within the lymphatic malformation, which eventually causes it to shrink or collapse. Most moderately sized macrocystic lymphatic malformations can be easily treated with sclerotherapy. Although the popularity of sclerotherapy for lymphatic malformations is increasing, there is no specifically favored or agreed upon sclerosing agent used. Agents that have been used include alcohol, bleomycin, picinabil (OK-432), doxycycline, acetic acid and hypertonic saline. Sclerotherapy may require multiple sessions to be effective, especially in extensive malformations.)

*논문 이것저것 찾아보니 수술한 사례는 한국에서 보고된 것이 있었음
    - 삼성병원(성균관대) 2015년 논문: https://synapse.koreamed.org/articles/1071954 

3/9/2022 수
- Procedure 하러 옴
- 이틀 전(3/7)에 병원 주차장에서 코로나 검사 받고(양성일 경유 6-8시간 후 전화 오는데 연락 안옴 - 음성), 어제 밤 12시까지는 solid food 가능, the night before에 로션은 불가능, 아침 7시까지 clear liquid (물, 100프로 사과주스)는 가능(9시 시술 시작이라 그전 2시간 기준)

- 전신마취(general anesthesia) 후 주사 찔러서 contrast 넣고 초음파로 보면서 fluid drain하고 이후에 doxycycline 넣어서 irritation 줘서 조직이 close down 돼서 더 이상 fluid 못 들어오게 함
- 시술 1-1.5 시간 예정
- 마취 깨는데 recovery 몇 시간 걸릴 수도
- 내일까지는 마취 후유증(피곤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하고 내일 유치원 가도 되지만 부모님 판단
- 97프로 후유증 없고 3프로 정도 doxycycline 등 미미한 후유증 있을 수 있다고
- 버블도 남을 수 있어 follow up 필요(?)
- 시술 몇 주 후에 경과보고 시술 더 필요한지 결정

시술 2시간 정도 진행(930AM-1130AM)
- 코로나 때문에 부모는 family waiting room (3층)에서 대기하다가 시술(2층) 마치고 recovery room (2층)으로 감
- 일단 성공적이라고 함
- 다만 “interesting” 한 것은 오른쪽은 cyst가 없어졌다고 함. 아마 bleeding으로 혈액이 doxycycline 역할을 했을 수도 있음
- 오히려 왼쪽에 cyst 발견해서 시술 시행
- 80 cc drain / 35 cc reinjection / doxycycline 10 mg/cc - 총 350mg 
- 왼쪽 발견한 건 행운이라고 함
- 6-8주 뒤에 지켜봐야 함
- localized 인지 systemic 인지는 지켜봐야 하고 의사의 직관으로는 일단 배 부위에만 국한된 걸로 예상
- systemic일 경우에는 오늘 같은 시술과 약물치료(라파마이신 등)가 병행돼야 할 것

- 시술하면서 진통제랑 anti-nausea 처리 
- 목에 튜브 끼워서 호흡(깨면 목 아플 수 있어서 아이스크림 등 시원한 것 먹이라고 함)
- 딸은 시술 직후 좀 깨서 잠결에 배아프다고 해서 몰핀 추가 투여(집에 가서도 아프면 타이레놀은 괜찮다고 함) — 계속 잠 
- 첫 이틀은 매 6시간 마다 acetaminophen 160 mg / ibuprofen 100 mg 같이 복용 (수술하면서 오전 11시에 첫 투여)
- 오늘은 크리미 혹은 매운 건 먹이지 말라고 함(우유도 안됨)
- 목욕은 가능은 하다고 하나 가능하면 샤워로 
- 배 아직 좀 아프다 해서 310PM 에 타이레놀 200 mg 먹음 —> 다른 간호사 말로는 타이레놀은 4시간마다 먹어도 된다고 함
- 타이레놀 직후 아이스크림이랑 과자 몇 조각 먹었는데 바로 토함 —> 타이레놀 안먹은 걸로 치라고 함
- 타이레놀은 4시간마다 가능한데 이부프로펜 복합으로 먹으면 헷갈릴까봐 그냥 동시에 6시간 간격으로 먹으라 했다고 함
- 아마 nausea 때문에 토한 것 같아 IV fluid (그냥 수액) 주면서 anti-nausea medicine도 같이 주입
- 이후 420PM 정도에 물 두 모금 먹고 안토해서 (440PM 기준) 퇴원 준비

5/17/2022 화
시술 후 체크업 w/ Dr. Padua

- 초음파만 잠깐 진행
   cf. 얼마 전 ER 갔던 변비는 좋아졌다고 함 thanks to MiraLax
- 오른쪽은 lymphatic malformation 완전 없고
- 왼쪽은 여전히 residual 남아있음



- 선택은 한번 더 시술 할 수도 있고 지켜보는 방안도 있어서 지켜보는 걸로 — 6개월 후 한번 보고 그 뒤로는 1년 이후
(의사에게 물었다. 오른쪽이 아파서 이 모든 것이 시작됐는데 막상 시술 당일 오른쪽은 없어져 있었고, 지금도 오른쪽은 멀쩡한 것이 tricky 한 거 아니냐. 오히려 시술 당일 발견한 왼쪽은 시술을 했는데 막상 지금도 저 정도로 남아있으면 이또한 tricky 한 것 아니냐. 솔직히 의사의 대답은 그냥 둘러대는 느낌. 그래서 시술보다는 일단 지켜보는 걸로 택함)
- 배아프면 완전 응급상황 아니면 ER 말고 radiology로 오라고 함(NP Christina Allcox, 857-218-xxxx;  Urgent 617-355-7243 / pager 0434) — 24시간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아침에 전화하면 오후에 넣어줄 거라고 함(병력 있으므로)
- 6개월 후 예약은 일단 9월 정도까지 연락 없으면 617-355-6843 으로 연락하라고 함


후기

1월 응급실에서 "malformation"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리를 한대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말그대로 하얘진 정신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떨리는 손에 쥔 폰으로 lymphatic malformation을 검색해서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심각한 병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와이프와 그나마 안도했던 기억이다. 

아이는 시술 후 같은 이유로 통증을 호소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면역 과반응이라 감기 등 면역이 활성화 되는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거라, 또한 시술로 영구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늘 염두에는 두고 있다. 더군다나 흔한 증상이 아니라 의사도 설명이 깨끗하진 않다. 논문을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 그나마 보스턴이어서, 그리고 Boston Children's Hospital이 Harvard Medical School 병원이라 의사의 권유를 어느 정도 신뢰하고 따라갈 수 있었다. 고맙게도. 

내가 살면서 이토록 당황한 적이 없다. 아이가 아픈 상황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하지만 경중을 떠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은 어떻게든 마주하게 될 테고, 그럴 때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많이 공부해야겠다.




2022년 2월 21일 월요일

어린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한 이유

오늘자 WSJ에 The Science Behind Why Children Fare Better With Covid-19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애아빠로서 늘 궁금했지만 굳이 찾기는 한편 귀찮았던 터라 냉큼 읽어갔다. 부제는 Children’s innate immune systems help fend off the virus more effectively than those of adults이다. 즉,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했던 이유는 선천면역 (innate immune systems) 덕이라고 한다. 


영향력 높은 저널인만큼 전개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했다. 하지만 심각한 증상을 보인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나았다. 몇몇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더 발달된 선천면역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후천면역도 중요할테니 백신 맞자." 




하지만으로 점철. 하지만 이해 됨.


기사에 나온 두 연구 논문을 찾아봤다. 뉴욕의 The Children's Hospital at Montefiore and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의 Besty Herold 팀에서 발표한 논문이었다. 


첫 논문은 2020년 10월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IF 2020 = 17.99)에 게재된 Immune responses to SARS-CoV-2 infection in hospitalized pediatric and adult patients라는 제목이다. 코로나로 병원에 입원한 성인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면역반응을 비교한 결과, 입원 1주 후  IL-17AINF-γ가 연령과 반비례, 즉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보였다고 한다. 3주 이상 지나서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CD4+ T세포 반응은 어른에서 더 좋았다. 중화항체도 어른이 better. 이 논문에서 내린 결론은 '아이들은 선천멱역이 더 좋아서 강하다'가 아니라, '어른들이 더 취약한 것은 후천면역이 약해서는 아니다'이다.


다음은 같은 그룹에서 2021년 4월 JCI Insight (IF 2020 = 8.315)에 발표한 Natural mucosal barriers and COVID-19 in children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여기서는 환자들 코로나 테스트 스왑에서 샘플 추출하여 RNA-seq, qRT-PCR 등으로 유전자 발현을 정량했다. 결과 IFN 신호전달 관련,  NLRP3 inflammasome 관련, 기타 선천면역반응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아이들에게서 높았다. 다시 한번 아이들의 선천면역, 특히 강력한 면역력을 지닌 콧물이 코로나 감염 초기 일선방어에 기여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논문 서론에서는 아이들이 코로나에 덜 취약한 다른 가설들도 쭉 나열하고 하나씩 기각하고 있어 거시적인 시각으로 볼 만하다. 관심있으면 아래 발췌부분 정도는 읽어보시길.


Epidemiological studies have consistently shown that children infected with SARS coronavirus 2 (SARS-CoV-2) have a milder clinical course with significantly less morbidity and mortality than adults. The CDC estimates that approximately 1.2%–3.3% of total hospitalizations and less than 0.21% of deaths from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are in children. This experience is in contrast to other respiratory viruses, such as influenza or respiratory syncytial virus, where disease manifestations in children are often more severe than adults. 

Several hypotheses have been proposed to explain why children are protected from more severe outcomes with COVID-19, including differences in expression of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 the receptor for viral entry, resulting in lower viral loads; presence of antibodies to common cold coronaviruses that might provide partial protection; and a more robust innate response early in the course of infection that mitigates against a vigorous adaptive response. 

However, recent studies have shown that ACE2 expression is not reduced in children and may actually be lower in adults. Surveys of children infected with COVID-19 have found that the amount of SARS-CoV-2 RNA detected in nasopharyngeal (NP) swabs is at least as high in children compared with adults. It is also unlikely that antibodies that are cross-reactive to other viruses explain the clinical differences, given that we previously found that antibody levels to other common cold human coronaviruses (229E, NL63, HKU1) were similar in adults and children. In addition, although common cold coronavirus antibody levels may be boosted in response to SARS-CoV-2 infection, they do not provide protection.


여전히 의문인 점은 독감 같은 다른 질병에는 왜 아이들이 더 증상이 심하지? 진화적으로 인플루엔자보다 코로나의 분자패턴에 대해 선천면역이 더 잘 반응하도록 되어있나? 


아무튼 WSJ 기사에서는 호주의 다른 그룹 결과도 일부 언급했고, 코로나 선천면역에 대한 큰 범주에서 결론은 유사하다.


오늘의 설약: 아이들의 강력한 콧물과 선천면역이 코로나 저항성에 기여했다.


이렇든 저렇든 다들 건강하게 조금만 더 버텨냅시다.


References

Toy, S. (2022, February 21). The science behind why children fare better with covid-19. The Wall Street Journal. Retrieved February 21, 2022, from https://www.wsj.com/articles/the-science-behind-why-children-fare-better-with-covid-19-11645452003 

Pierce, C. A., Preston-Hurlburt, P., Dai, Y., Aschner, C. B., Cheshenko, N., Galen, B., Garforth, S. J., Herrera, N. G., Jangra, R. K., Morano, N. C., Orner, E., Sy, S., Chandran, K., Dziura, J., Almo, S. C., Ring, A., Keller, M. J., Herold, K. C., & Herold, B. C. (2020). Immune responses to SARS-COV-2 infection in hospitalized pediatric and adult patients.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2(564). https://doi.org/10.1126/scitranslmed.abd5487 

Pierce, C. A., Sy, S., Galen, B., Goldstein, D. Y., Orner, E., Keller, M. J., Herold, K. C., & Herold, B. C. (2021). Natural mucosal barriers and covid-19 in children. https://doi.org/10.1101/2021.02.12.2125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