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ht Pahk"
지난주 회사 동료가 동영상 하나를 보내왔다. 수퍼볼 때 방영되는 광고 중 하나라는데 현대였다. 미식축구 룰도 제대로 모르는, 그리고 아직 미국문화 새내기인 나는 그냥 현대차가 열심히 했네 정도로 보지도 않고 넘어갔는데, 회사의 미국, 특히 보스턴 토박이 친구들이 자꾸 광고를 따라하며 웃었다. 광고에서 보스턴 특유의 억양이 잘 표현됐다는 것이다(보스턴은 처음 영국인들이 정착한 곳이라 그런지 약간 영국영어인듯 아닌듯한 억양이 섞여있다). 알아 듣기에도 급급한 나인지라 억양까지 눈치 챌 여유는 없었지만 동료들이 말해주니 그런가 싶었다.
그런데 잘 보니 출연진들이 대단하다. 캡틴아메리카 Chris Evans와 미드 오피스의 주연 John Burke Krasinski다. 모두 매사추세츠 출신이라고 한다. 이야 현대 돈 좀 썼네라는 생각.
방금 The Boston Globe에서 보내는 Talking Points PM이라는 이메일 뉴스에 이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적어도 보스턴, 매사추세츠에서는 어느 정도 바이럴한가 보다.
실린 내용은 이렇다. 이 광고의 감독인 Bryan Buckley는 지금까지 60편 이상의 수퍼볼 광고를 찍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 광고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 Bryan Buckley has directed more than 60 Super Bowl ads. It's hard to pick favorites. But he admits it will be tough to top the experience of shooting this one. 제작 뒷이야기를 들여다 보니, 현대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인 Innocean이 Buckley 감독의 프로덕션사 Hungry Man에 연락했다고 한다. 이미 대본과 출연진 확보는 마친 상태였다고. 감독 또한 예전에 보스턴 지역에 살았기에 거절할 수가 없는 조건들로 반찬은 꾸려졌다. 또 현대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촬영 때 배우들이 보스턴으로 건너오도록 경비를 다 대줬다고 하고, Buckley 감독은 이를 칭찬했다. 현대가 잘 했네.
Bloomberg에 따르면 올해 수퍼볼 광고를 내보내려면 30초에 $5.1에서 5.3M, 즉 60억원을 웃도는 비용을 내야한다고 한다. 현대광고는 1분짜리니 방송에만 120억원 이상을 지불했겠구나. 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마케팅덕을 좀 볼 것 같다.
현대의 마케팅 하면 생각나는 게 있는데, 작년 마케팅 수업 첫 시간에 현대차 사례가 소개된 적이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에서 자동차 수요가 36% 급감했고, 대부분의 업체들은 할인전략을 펼치고 있을 당시. 현대는 조금 다르게 접근했는데 소비가 줄어든 이유가 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했고, 알아낸 바로는 소비심리 위축의 배후에는 실직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마케팅 전략은 구매 후 1년 이내에 직장을 잃거나 감봉될 경우 신용에 지장 없이 환불해주기. 이름하여 Hyundai Assurance. 이 프로그램은 2009년 1월에 도입됐고, 업계는 1963년 이래로 1월 판매 최대 급락(37%)를 겪었는데, 현대는 당월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고 한다. 와우!
아무튼 타지에서 가끔 이런 일이 있으면 웃을 수 있어 좋다. 보스턴에 현대차 주재원분도 계신데 ㅋㅋ 으쓱하시겠네.
근데 보스턴에서 smaht pahk? 서울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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