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8일 월요일

볕을 쬐면 잠이 잘 온다?

맑은 하늘을 참으로 좋아한다. 2016년 한국을 떠나기 전 뿌옇게 흐렸던 하늘과 이곳 미국의 눈부신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저런 생각이 절로 든다. 북위 42도인 이곳 보스턴은 겨울이 길고 이 기간 동안에는 낮이 귀해서 해가 뜨면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태양에 맨살을 노출시킨다. 추우니 얼굴 정도라도. 비타민 D 지참도 필수라고 한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세로토닌이지만, 동식물의 광수용체, 광합성 등 생물의 빛 반응에 관련된 내용들을 손 가는대로 살펴보겠다 (햇빛과 재채기 현상을 블로그에서 다루기도 했었다). 마침 말이 나왔으니 비타민 D부터. 뼈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 D는 흔히 햇빛을 쬐면 합성된다고 한다. 어릴 적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이해가 안됐다. 빛에너지가 화학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빛이 물질로 변한다고? 나이를 먹으며 빛의 성질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음을 배우고, 조금씩 가정은 할 수 있게 되었다. 빛을 어떤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친구로 정의를 해보면, 체내에 존재하던 비타민 D의 전구체가 빛에 의해 비타민 D가 될 수 있겠다는 가설. 혹은 빛을 어떤 화학결합을 파괴할 수 있는 자외선 에너지로 정의해보면, 피부에 비타민 D가 어떤 결합에 의해 매달려 있다가 빛에 의해 꼬리가 끊어져 활성이 있는 비타민 D로 떨어져 나간다는 가설 등등. 이 정도 추론은 좋아하지만 막상 실제 어떤지를 찾아보지는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이렇게 글대라도 잡아야 그나마 찾아보지 ㅎㅎ

Vitamin D는 워낙 잘 알려진 친구라 굳이 논문을 뒤질 필요도 없었다. 역시 나의 가설보다 더 복잡한 무언가가 있었다. 역시 공부를 해야해. 한 웹페이지에서 가져온 그림이다.

출처: http://www.endocrinesurgery.net.au/vitamin-d/

빛의 성질 중 "열"이 화학반응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그리고 빛에 의해서 만들어진 비타민 D (cholecalciferol)가 생리활성형이 아니었다! 간과 신장이 마무리를 지어주는구나. 역시 인체는 복잡하고 신기한, 다양한 세포, 조직, 기관들의 오케스트라임을 늘 배운다.

UV-B가 첫 반응을 일으키므로 자외선이 차단되는 필름으로 코팅된 창 안에 있거나 썬크림을 바르면 그 효과가 줄어들겠다 (이걸 잘 해석해야 한다. 모든 현상에는 n장 n단이 있다. 자외선이 일으키는 다른 부작용들은 항상 염두에 두자). 웹페이지에 의하면 5~15분 정도의 햇빛을 일주일에 4~6회 정도 쬐여주라고 한다. 그리고 위 그림에서 최초 전구체인 7-dehyrocholesterol은 음식으로 섭취되는 것일테니 이것저것 골고루, 특히 연어 같은 생선류를 잘 먹어두자.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세로토닌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생물이 빛에 반응한다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눈은 어떻게 빛을 감지해서 신경으로 전달하여 뇌에서 어떤 영상을 떠오르게 하는 것일까. 광합성도 그렇다. 식물은 어떻게 빛에너지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유기체의 근원인 탄소를 고정시킬까. 또 식물은 어떻게 빛의 파장을 구분해서 발아나 기공개폐 등 생명현상을 조절할까. 이게 말이 돼?

먼저 우리의 눈은 간상세포에 로돕신이라는 광수용체가 존재한다 (GPCR 수용체다). 생물2에서 배운 일련의 광화학 반응이 로돕신에서 시작된다. 빛을 받은 로돕신은 옵신과 레티날로 분해되고 이후의 신호전달과정을 통해 시신경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2017년 12월에는 이 사이클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대상으로한 눈병 유전자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Spark Therapeutics의 Luxturna). 어쨌든 이 과정은 빛의 광자 (photon)가 로돕신 내의 레티날 구조를 바꿔주면서 시각에 이르는 신호전달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아래 그림에서 cis가 빛에 의해 trans로 바꼈다).





결국 광자가 어떤 분자 내로 흡수되면서 일종의 전자전달을 일으킨 것이다. 물리와 화학의 오묘한 조화. 이게 우리 동물이 빛을 받아들이는 원리다.

식물은 어떨까.

식물은 광합성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소는 엄밀히 말하면 광수용체로 분류하기 어렵다. 광수용체의 정의가 빛을 받아들이는 부분과 이와 연결된 단백질이 함께 있어 일련의 후속 신호전달 과정을 일으키는 분자를 가르키기 때문이다. 엽록소는 광을 수용하긴 하지만, 이런 단백질과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후속 전자전달을 통해 탄소고정을 유도하지만 신호전달 과정은 아닌 것이다.

어쨌든 나의 궁극적 의문은 어떻게 분자가 빛을 수용하느냐였고, 엽록소의 구조가 이를 설명해준다.

출처: 엽록소는 Wikipedia, 파이토크롬은 Ihalainen JA et al., Front Mol Biosci (2015)

그림에서 함께 본 식물의 대표적인 광수용체는 파이토크롬이다. 적색 부근의 파장을 흡수하는 이 수용체는 광수용체와 함께 있는 단백질 부분이 (광수용체 정의에 부합한다) 식물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빛을 수용하는 안테나 부분을 보면 엽록소와 파이토크롬이 서로 비스무레 하다. 저러한 고리들과 이중결합, 단일겹합이 번갈아가면서 있는 구조가 광자를 수용하기에 최적화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구조가 광수용체마다 달라 각각 흡수하는 파장이 다른 것이다.

아무튼 동식물은 이러한 분자를 진화적으로 체내에 가지고 있으면서 빛을 요리조리 활용하게 되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빛을 받아들인다니!

다시 처음으로.

드디어 세로토닌 이야기를 해보자. 세로토닌도 예전에 블로그에서 다룬 것도 아니고 다루지 않은 것도 아닌 정도로 그림에서만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잠에 대한 글이었는데, 아무튼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수면물질인, 그래서 수면제로 많이 사용되는 멜라토닌의 직접 전구체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로토닌도 햇빛을 받으면 합성이 증가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게 사실일까? 이건 생각보다 많이 연구된 바가 없어 (기사들은 현상만 다룰 뿐) 논문도 찾기가 힘들었다. 2013년
Wright Stat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진이 Innovations in Clinical Neuroscience에 발표한 논문이 있었다. 제목은 다음과 같다.

Sunshine, Serotonin, and Skin: A Partial Explanation for Seasonal Patterns in Psychopathology?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정신병리학적인 패턴이 함께 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주요원인물질로 세로토닌을 언급한 것이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무드를 조절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로 중추신경계, 장내점막, 혈소판에 위치한다. 이중 장은 세로토닌 합성의 주요장소로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장내균총에 의해 우리 기분이 조절된다는 이야기도 이를 근거로 나온 말이다. 세로토닌은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으로 합성된다. 트립토판은 바나나, 우유에 많다. 불면증에 우유 먹으라는 이야기는 여기서 나왔다. 참고로 식물의 주요 성장호르몬인 옥신의 전구체도 트립토판이라 예전 공동연구하던 스위스 교수님이 이걸로 말장난을 치기도 했었다. 안받아줬다.

아무튼 햇볕의 양과 세로토닌 양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는 몇몇 있다고 한다. 논문에서 참고문헌으로 언급한 논문 중 1989년에 발표된 "Near-UV activation of enzymatic conversion of 5-hydroxytryptophan to serotonin"라는 제목의 논문에 의하면, 음, 제목 그대로다. 또한 계절에 따라 혈소판이 세로토닌을 흡수하는 정도 등에도 변화가 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뇌의 세로토닌 수용체가 빛이 있을 때 세로토닌과 결합을 더 잘 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한다. 이건 양의 문제가 아니라 활성의 문제다. 그리고 건강한 성인남성 101명의 혈액을 1년 간 채취하여 세로토닌 양을 측정한 결과 겨울에 그 수치가 가장 낮았다는 연구도 있다. 이건 양의 문제 맞네. 결국 "햇빛과 세로토닌 양/활성에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참인 명제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의 의문은 이게 아니라 why 였다. 논문에 약간의 설명이 뒤따른다. 세로토닌은 피부조직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피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냐, 다른 곳에서 만들어져서 이동해 온 것이냐. 전자여야지만 내 의문에 대한 답에 가까워 질텐데. 실제로 세로토닌 합성에 관여하는 tryptophan hydroxylase와 같은 효소들도 피부에 존재한다고 한다. 수송체도 마찬가지. 논문에서 인용한 다른 논문 (Serotoninergic and melatoninergic systems are fully expressed in human skin)에 따르면 피부에서 독립적으로 완전히 세로토닌 합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많이 가까워졌다. 그럼 이제 빛과의 관계만 알려다오. 감질감질.

결국 명확한 답을 찾긴 힘들었다. 다만 마지막으로 인용한 논문 (Impact of UVA exposure on psychological parameters and circulating serotonin and melatonin)에서는 불투명한 고글을 씌우고 3주간 빛을 처리했을 때 대조군 대비 세로토닌의 양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눈이 빛을 수용하여 이를 통해 세로토닌 합성에 기여한다는 retinoraphe tract 가설을 배제하여 순수하게 피부의 빛 노출에 의해 세로토닌이 증가하는지를 확인한 연구다.

결국 의학적 시각에서의 임상결과는 많으나 분자생물학적인 연구는 별로 된 것이 없다. 비타민 D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빛에 의한 합성과정을 기대했던 것인데 (저 retinoraphe tract 논문도 찾아보니 현상정리만 되어 있다). 그래도 많이 배웠다.


오늘의 설약: 햇볕을 쬐면 잠이 잘 올 것 같네요. 그런데 기작은 아직 잘 몰라요.


요즘 불면기가 보일 때면 낮에 산책을 한다 in the sun.

* 페이스북 링크: https://www.facebook.com/illozika/posts/10158133488655278

2019년 2월 3일 일요일

MBA Case Study_Dominion Motors & Controls

마케팅 수업 케이스다 (ref. Harvard Business Review 9-589-115).

케이스 설명


배경은 1985년, 캐나다. Dominion Motors & Controls (DMC)는 당시 연매출 $323M 규모의 모터설비 업체였다. 이번 사례의 안건은 DMC의 제품 중 유전굴착용 드릴에 사용되는 모터에 관한 것인데, 어떤 스펙의 제품을 개발해야 당시 시장환경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까이다.

캐나다 북부의 유전은 1973년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했다. 1984년에는 약 5,500개의 유정 (油井, oil well)이 존재했고 이중 850개는 당해에 가동이 개시되었다. 업계의 추측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매년 약 1,000개의 새로운 유정이 생산에 착수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DMC는 이 유정굴착 및 석유추출에 사용되는 설비의 모터를 판매하고 있었고,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이었다.

1973년 이후 유정에 사용되는 모터의 80%는 시동토크 (starting torque)가 높은 10-hp (horse power)짜리였다. 사실 실제로 필요한 시동토크 hp보다 조금 높은데, 그 이유는 이 지역의 낮은 겨울철 온도 때문이었다. 저온에서도 석유를 추출하기에 충분한 토크를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보다 높은 힘을 가진 모터를 사용한 것이다. 이 차이로 인해 쓸모 없이 소비되는 전력이 발생하였고, 이를 "overmotoring"이라고 불렀다.

1984년 외부환경의 변화가 생긴다. 전기업체들은 새로운 전기료를 책정했으며, overmotoring 발생이 없도록 권유한 것이다. 월간 hp 당 책정된 전기료는 다음과 같다.

    * Monthly Base Charge per Horsepower
  • 5-hp 모터: $25.00
  • 7.5-hp: 모터: $21.50
  • 10-hp 모터: $20.00

Overmotoring에 대해서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과태료를 부과할지에 대해서 발표한 바는 아직 없었다.

당시 캐나다에서 가장 큰 석유업체였던 Hamilton은 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즉각 대응하였다 (Hamilton은 캐나다 유정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 석유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으로 가장 경제적인 원가를 달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하여 DMC를 비롯한 경쟁사의 모터들을 비교하였고, 1985년 초,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1. 유정에서 석유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3~5-hp 이상의 모터 필요
  2. 화씨 영하 -50도 (섭씨 -45.5도)에서 펌핑 시동을 위해서는 70 pounds-feet 이상의 시동토크 필요
  3. 2번의 시동토크를 얻기 위해서는 7.5-hp 이상 모터 필요
  4. DMC, Spartan, Univrsal의 7.5-hp 모터 테스트 결과 S>U>D 순으로 시동토크가 높았음 (Exhibit 1)

이 결과로 인해 석유모터의 가장 큰 고객인 Hamilton을 놓쳐버릴 리스크, 뿐만 아니라 당시 Hamilton이 업계에 미치던 영향력을 고려할 때 DMC의 명성과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위기에 봉착했다. 아직 다행인 것은 Hamilton 내부에서도 아직 상부에 테스트 결과 보고가 되지 않았고 (1985년 5월 예정), 그렇기에 외부로 공표된 자료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DMC는 영업사원이 Hamilton 방문했다가 알아낸 결과였다).

그래서 DMC에서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이번 케이스의 안건이다.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안이 있다.

  1. 10-hp 모터 가격을 7.5-hp 가격으로 낮춘다.
  2. 7.5-hp 모터 시동토크를 Spartan 제품 수준으로 높인다 (re-engineering).
  3. 10-hp 모터 시동토크를 지닌 5-hp 모터 개발한다 (혁신제품; definite-purpose motor 개발).
  4. Hamilton 간부들에게 테스트 결과가 적절치 않음을 설득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물론 이상적으로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3안이 가장 마음에 든다. 본 케이스에서는 각 안에 대한 근거와 경제적 지표에 대해서도 반 페이지 이상씩 설명이 있다. 먼저 각 제품의 원가와 판가 정보부터 확인하고 각 안에 대한 근거를 살펴본다.



1안. 10-hp 모터 가격을 7.5-hp 가격으로 낮춘다.

본 안은 단기/당기 방안이다. 곧 겨울이 끝나고 석유생산이 왕성해지는 4월이 시작되기 때문에, 스펙에 맞는 제품을 낮은 판가로 시장진입하여 빠른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기 (1985년) 매출 위한 일부 경영진들의 생각이며, 그들도 궁극적인 대첵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2안. 7.5-hp 모터 시동토크를 Spartan 제품 수준으로 높인다 (re-engineering).

2안은 다시 두 가지의 세부안으로 나뉜다. 

2-1안. 현 7.5-hp 모터를 개량하여 시동토크를 105 pounds-feet까지 끌어올린다. 이렇게 될 경우 모터프레임 크기는 변함이 없으나, 모터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 이는 규제기준보다 높은 온도상승일 수 있지만, 엔지니어들은 단열이 잘 되어있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예상 제조원가는 $790다.

2-2안. 조금 더 큰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2-1안의 과열이슈를 해결해 줄 것이다. 다만 크기 규제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으나 mounting dimensions를 제한하는 규제도 있나보다) 기준에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들은 과열이슈를 더 심각하게 여길 것이라는 의견이다. 제조원가는 $867이다. 

2안은 모두 공장이나 설비의 추가 투자를 요하지 않는다. 본 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동토크 전쟁으로 돌입하게 되면 모터의 균형이 점차 어긋나는 등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3안. 10-hp 모터 시동토크를 지닌 5-hp 모터 개발한다 (혁신제품; definite-purpose motor 개발).

본 안은 설명 그대로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향후 경쟁적인 시장 내 입지까지 바라보는 안이다 (Hamilton의 결과를 보면 시동토크 제외하고 필요한 석유추출에 필요한 모터는 3~5-hp 정도였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제조원가와 판가, 그리고 고정비 투자이다. 예상 제조원가는 $665이고, 판가는 $1,045 (Exhibit 2에서 보면 5-hp 모터를 대형고객에게 파는 가격이다)를 유지하거나 혹은 7-hp 가격 ($1,200) 또는 그 이상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신 엔지니어링과 테스트를 위해 $75,000 정도의 고정비가 투여된다. 이외의 추가 설비투자는 미미하다. 엔지니어들은 첫 생산을 위해 4~5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본 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제품으로 시장점유율을 6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4안. Hamilton 간부들에게 테스트 결과가 적절치 않음을 설득한다.

업계에서는 충분한 시동토크를 선호하는 것이 관례지만, 사실 저온에서 모터 시동거는데 있어 70 pounds-feet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Exhibit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3개 회사의 7.5-hp 모터 모두 80 pounds-feet 이상의 시동토크를 지니고 있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Hamilton을 설득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반대하는 이들은 Hamilton과의 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자, 당신의 선택은?


나의 분석


먼저 시장의 기본정보를 요약해봤다.

Market Information (Oil well pumping motors) (1984)

GeographicsNorthern Canada
Market shareover 50% (DMC)
Market size5,500 wells
Market growth1,000 wells/year

시장크기는 현재 5,500개의 유정이 가동 중이고 이중 850개는 1984년에 가동을 시작했다고 했으니 1983년에는 4,650개의 유정이 생산 중이었겠다. 향후 5년간 1년에 1,000개의 유정이 늘어난다고 한다 (최대추정치). 더 필요한 정보는 유정 당 필요한 모터의 개수와 모터의 수명인데, 일단 유정 당 1개의 모터가 사용되며 수명은 5년 이상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면 가동 중인 유정에는 더 이상 모터를 팔지 못하므로, 유효시장은 신규유정에 국한된다. 

이를 바탕으로 DMC의 석유모터 사업을 정리해봤다.

DMC의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으로만 나와있어, 51%로 가정한다. 위에서 살펴본 신규유정 숫자 (매년 1,000개)와 DMC의 시장점유율 (51%)를 바탕으로 DMC는 향후 5년간 매년 510개의 모터를 팔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데이터가 나온다.

year198319841985e1986e1987e1988e1989e
# of wells46505500650075008500950010500
DMC's share(51%)2371.5280533153825433548455355
DMC's share(delta)433.5510510510510510

Exhibit 2를 기준으로 판가를 대략 $2,000로 잡아도 연간 매출 $1,000,000이다. 총 $323M 매출 회사에서 $1M이라. 전체 매출 약 0.3% 정도 차지하는 사업을 두고 케이스 분석을 하는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DMC 매출 정보가 케이스 초반에 나온다. 

DMC's Financial Information (1984)
Product GroupSales ($ M)Unit Sales
Control and panel boards72NA
Fractional horsepower motors126500,000
1-200 hp motors8522,000
250-2,000 hp motors40700

볼드로 표시해둔 부분이 이번 케이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먼저 네 개의 제품군 중 1~200-hp 모터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85M/$323M, 즉 26.32%다. 그런데 $85M을 unit으로 나눠보면 제품 당 가격이 평균 $3,864다. Exhibit 2에서 보듯 케이스에서 다루는 모터들의 가격이 최대 $2,400인점을 감안하면, 이 제품군에서도 석유모터 외 다른 모터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한번, 이 케이스 분석이 얼마나 유의미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DMC의 고객구성은 다음과 같은데, 이번 케이스인 석유모터 사업에서는 Hamilton과 같은 대형고객만 생각하기로 한다.

DMC's Customers (1984)
80%
OEM
Large industrial usersoil companies, paper mills, mining concerns
20%Small users, Resellers


다음으로 케이스의 핵심인 네 가지 안을 분석할 차례.

네 개를 전부 해야는데 일단 모범 케이스로 정답을 제시한 듯한 3안부터 본다.

Manu. cost665
Other cost59.67
Total cost724.67
(Other cost를 전부 고정비로 본다)

판가는 전략에 따라 현 5-hp 모터가격 ($1,045) 혹은 현 7-hp 모터가격 ($1,200)으로 설정할 수 있다.

Price 11,045.00
Price 21,200.00

그럼 공헌이익 (판가 - 변동비; 여기서 변동비 = manu. cost로 본다)은 다음과 같다.

Contribution margin 1380.00
Contribution margin 2535.00

3안에서는 엔지니어링과 테스트에 추가 고정비 $75,000가 들어가므로, 이를 커버하기 위한 손익분기물량은 price 1에서는 198개, price 2에서는 141개다. 매년 DMC가 팔 수 있는 물량은 510개이므로 1년 안에 이 고정비는 만회가 되고도 남는 셈이다. 더군다나 3안으로는 시장점유율이 60%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므로, 이는 매년 600개이므로 고정비 만회는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예상해봤다. 두 가지 가격전략에 따른 시장점유율 변동은 고려하지 않았다 (아마 현실에서는 price 2로 가면 시장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다). 가격에 상관 없이, DMC에서 예측한 3안의 시장점유율 60%를 최대치로 하고, 현 점유율 51%를 최저치로 해서 그 범위를 볼 수 있다. 매출은 연간 최저 $532,950, 최대 $720,000 이런 식이다. 매년 유정이 같은 수로, 그리고 한정된 수로만 늘어나는 특이한 시장이라 매년 예측값이 동일하다. 

1985e1986e1987e1988e1989e
SalesM/S 51%price 1532,950.00532,950.00532,950.00532,950.00532,950.00
price 2612,000.00612,000.00612,000.00612,000.00612,000.00
M/S 60%price 1627,000.00627,000.00627,000.00627,000.00627,000.00
price 2720,000.00720,000.00720,000.00720,000.00720,000.00
Operating IncomeM/S 51%price 1163,368.30163,368.30163,368.30163,368.30163,368.30
price 2242,418.30242,418.30242,418.30242,418.30242,418.30
M/S 60%price 1192,198.00192,198.00192,198.00192,198.00192,198.00
price 2285,198.00285,198.00285,198.00285,198.00285,198.00

그리고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전기료이다. 새로 책정된 월간 전기료는 위에서 살펴봤고 이를 바탕으로 연간 전기료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hpbase rate/hp/momonthlyannual
5251251500
7.521.5161.251935
10202002400

DMC가 주장할 수 있는 고객가치는 타사의 7.5-hp 모터를 사용할 때보다 전기료가 적게 나온다는 점이다. Hamilton만 놓고 보면 캐나다 유정의 30%를 점유하고 있다고 했으므로 앞으로 매년 1,000 x 30% 즉 300개의 유정을 위해 모터를 구매해야 한다. 300개를 전부 7.5-hp짜리로 구매했을 경우 전기료를 매년 1,935 x 300 즉 $580,500을 지급해야 하는 반면 DMC의 5-hp로 사면 $450,000만 내도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 좋겠다. 즉 연간 $130,500의 가치가 추가로 붙는 것이다. 

더군다나 Hamilton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 10-hp짜리 모터들을 5-hp로 전부 교체한다고 가정해보자. 일단 1985년 현재 전체 유정 5,500개의 30%를 점유하고 있으니 1,650개의 모터를 새로 사게 된다. 이 비용은 판가 $1,045와 $1,200일 때 각각 $1,724,250, $1,980,000이다. 이때 아끼게 되는 전기료는 연간 $1,485,000 (1,650개 모터)로, 2년만 운영해도 본전 찾고도 남는다는 점을 강조하면 좋겠다. 이럴 경우 시장이 신규유정뿐만 아니라 기존의 유정까지 확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유정이 5,500개로 향후 5년간 늘어날 총 신규유정 5,000개에 비해서도 훨씬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나머지 안들은 나중에 분석하기로.


에필로그: 수업시간 그리고 이후 (2019.2.4. 수업)


결국 나머지 안들은 따로 숫자분석을 하지 못한 상태로 수업에 들어갔다.

Patricia Hambrick 교수님께서는 네 가지 옵션에 대해 공헌이익을 구하고 (양적분석), 각 안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질적분석). 수업내용을 다 옮기기는 무리겠으나 재미있던 포인트가 하나 있다. 3안에서 앞서 분석한 전기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모터 한 개만 놓고 보면, 10-hp 모터 사용하는 것에 비해 5-hp 모터를 쓰면 월 $75가 절감되고, 연간 $900 절감이다. 이때 모터가격을 $1,200이라고 하면 손익분기가 $1,200/900 즉 1.3년이다. 이익인가 손해인가 교수님의 질문이 있었고, 내 생각은 모터수명이 1.3년 이상이 되면 이익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위에서 분석한 전기료와 모터교체로 기존시장 진입의 가능성을 말씀드렸고 어느 정도 분석이 맞은 것 같았다.

또 하나의 재밌던 점은 교수님께서 각 안을 지지하는 학생들 손을 들게 시켰고, 역시 대부분 학생들은 3안에 손을 들었다. 괜히 오기가 발동한 나는 4안에 손을 들었고, 분석 앞부분에서 본 것처럼 시장자체가 너무 작다고 의견을 밝혔다. 3안이 마음에 들긴 하지만 나라면 현실적으로 4안을 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없지도 않았다 (4안을 Hamilton에게 접근하여 결과 뒤집는다기 보다는 그냥 "wait and see" 전략이라고 가정했을 때). 다만 오일모터 시장의 영향력이 전체 사업명성에 유의미한 정도라면 당연히 3안을 택해야 하며, 또한 분석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DMC는 다른 모터업체들과 달리 모터에 모터컨트롤과 패널을 함께 파는 전략을 펼치고 있었으므로 시장을 2x로 봐야한다는 점 등은 전달드렸다.

수업 후반부에 실제 DMC가 어떤 전략을 취했으며 결과가 어땠는지 간략히 말씀해주셨다. 4안을 선택했다가 다른 경쟁사들의 스페셜티 제품에 시장지위를 잃었다는 결과였다. 수업의 메시지는 확실했다. 시장의 context를 선도적으로 파악하고 신속히 행하라.

하지만 난 여전히 너무 작은 시장이라 정말 오일모터 사업으로 DMC 전체 사업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을지가 회의적이다. 그래서 오늘 이메일을 보냈다.

Dear Professor Hambrick,

Hi this is Joon and thank you very much for the great class last night. It was really interesting learning. 

I'm still curious about why Dominion was so anxious about that small (less than 0.2% of their total revenue) market. When we only look into the 1-200-hp motor sector, the number sold in 1984 is 22,000, and the oil well motors occupy only 400-500 among them. The sales from the sector composes $85M of sales and if you divide it by 22,000 units, the average price is $3,864 which is much above than those of oil well motors, and again it means the oil well motor business contributed so little. I understand businesses should take the market context into account, but to my experience, it does not look enough for them to give any effort. 

So my question is,

1. Similar with Jonny's question last night, Dominion's business as a whole was really disrupted by other small companies seriously following the "wait and see" decision? 

2. As you worked at Reebok, did you also concern or consider that kind of tiny market e.g. a couple of million dollar market for the multi-billion company? 

I really like the case, but at the same time, I do want to know the reality as well. Thank you so much for reading this email.

Best regards,
Joon

곧장 답이 왔다.

Hi Joon,
You are right, and I agree. It’s a very small part of their business. What we don’t know is how influential this segment is in creating reputation for other parts of the business. Plus as you said, it influences control purchases to there are add on sales to the motors themselves.

The main point of this case is about how companies should respond to changing customer needs as the market changes and technology matures. And the role that leading companies should play in that.

The fact that this is a small part of their business is in the case mainly to make students question the speed of what they need to do.

What I know of what actually happened is that DMC moved too slowly after the competitor came into the market which was too late to keep their share.
The $75K they needed to invest in this motor was very small for a company of it’s size and even the business that it’s in. With such as low payback, there was no reason not to go into specialized motors except that as a company they were too complacent. A good warning to companies not to become so. It’s better to decide it’s not an important part of the business and exit beforehand.

At Reebok we would only be concerned with this size of market if it was an influencer or leading market for others. The top of the influence pyramid, so to speak.

Thanks for following up Joon. And great comments in class last night.
Best,
Professor Hambrick

조금 뻔한 래파토리의 케이스였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사례였다. 

CJ푸드빌 매각설이 돈다. 교수님의 Reebok 경험 답변처럼 CJ의 문화사업에 있어 외식사업은 influencer일까?